대통령이 ‘좌표’ 찍은 언론인에 총격... 멕시코 경찰, 11명 체포
멕시코 대통령으로부터 이른바 ‘좌표찍기’를 당한 언론인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이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시티 치안 장관은 11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말 발생한 치로 고메스 레이바 피습 사건과 관련해 11명을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유명 뉴스 진행자인 레이바는 지난해 12월 밤 일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올라 탄 차량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그는 방탄유리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멕시코 수사당국은 당시 직접 총을 쏜 남성을 포함해 공격에 가담했거나 연루된 일당을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르푸치 장관은 이들이 살인, 마약 거래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특정 조직과 연관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 이유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지 언론은 레이바 피습과 관련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다. 거의 매일 여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조목조목 반복하거나 기사 작성자를 강도 높게 비판하곤 하는데, 이번 사건 직전 대통령이 레이바를 공개적으로 비방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통령의 좌표 찍기에 레이바가 범죄 표적이 됐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이 같은 언론 비방과 관련해 170명 이상의 멕시코 언론인과 평론가는 기자에 대한 증오 발언을 중단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125명의 언론인이 업무 도중 사망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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