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 60년 연기 인생→남편 사별까지···인생은 아름다워 ('유퀴즈')[종합]
[OSEN=오세진 기자] ‘유퀴즈 온 더 블럭’ 배우 김혜자가 연기 인생에 대한 고찰, 그리고 삶의 꿈을 밝혔다.
11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연기 인생 무려 61년 차의 김혜자가 등장했다. 영화 마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자 김혜자는 "안 봤잖아요, 봤어도 기억 안 나잖아요. 그게 얼마나 오래 전인데"라면서 재치 있게 응수했다. 실제로 김혜자의 가장 대표작을 꼽으라고 하면 20년 동안 사랑을 받았던 '전원일기'다.
김혜자는 “김정수 씨가 전원일기를 10년을 썼는데 어느 날 보니까 썼던 걸 또 썼다더라. 그래서 도망가듯 그만 뒀다. 그래서 다들 그때 막을 내리면 좋을 텐데”라며 웃지 못할 종영 이유를 밝혔다. 또한 김혜자도 드라마 작가가 하차를 하니 자신도 극을 그만두겠다고 선포했다고 밝혔다.
배우 김혜자에게 변곡점이 된 인생 연기인 '디어마이프렌즈'와 '눈이 부시게'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 전에 봉준호 감독과의 '마더' 촬영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혜자는 “계속 찾아왔다. 연극 하는 데도 찾아오고, 집에도 전화를 걸었다. ‘마더’의 그 여자 이야기를 해준다. 아들은 원빈이다. 그리고 전화로 ‘그 여자가 살인도 한다’라고 한다. 그런데 시나리오만 안 줬다”라며 봉준호 감독에게 스며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결국 마더 시나리오를 이야기로만 듣더니 "계속 그 여자만 생각이 나더라. 다른 걸 하는데도 그 여자 생각이 났다"라면서 '마더'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연기가 되지 않아 울었다고. 김혜자는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라고 써 있더라.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는데 어떻게 오케이를 하더라. 그래서 너무 속상해서 울었다. 감독한테 ‘한 번 해봐라’ 화를 내고 버스로 들어갔다”라면서 "그런데 봉 감독이 문자를 보냈다. 스태프들이 환호를 하는 걸 받아들이라고. 한 마디로 칭찬이었다"라면서 봉준호만의 센스 있는 칭찬을 자랑했다.
김혜자를 위해 현재 영국에 있는 봉준호는 전화로 인터뷰에 응했다.
봉준호는 “사실 배우의 표정을 묘사하는 건 쉽지 않아서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라고 썼다. 그 스토리 보드는 눈코입이 다 비워져 있다. 그런 부분들을 마침내 카메라 앞에서 표혆내는 것이 ‘위대한 배우’의 부분이 아닐까. 저런 복잡미묘한 표정을 표현해내는 분이구나, 감탄을 했는데 본인은 마음에 안 드신다고 분장실로 가서 우시더라”라면서 김혜자의 연기 욕심에 경탄을 아끼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영 빵점이라는 김혜자. 특히 남편에게 못 됐다는 자신을 생각하며 김혜자는 소망이 있다고.
김혜자는 “남편은 퇴근을 하면 꼭 ‘뭐 먹고 싶냐’라고 묻는다. 그러면 저는 ‘순대’라고 한다. 그러면 고급 음식점에서 순대를 사온다. 나는 그냥 시장 순대가 먹고 싶다고 투정을 한다. 그러면 또 나가서 순대를 사온다. 나는 그런 줄 몰랐다. 산책을 가는 줄 알았더니 시장 가서 다시 사오더라”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저는 못된 생각을 해서 천국 못 갈 거다. 그래서 천국 문앞에 꼭 가게 해달라고 한다. 우리 남편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천국 가 있을 거니까, 그래서 ‘자기 미안해. 내가 너무 나빴지’ 이렇게 말해야 한다”라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이어 김혜자는 “나를 잘 끝마치고 싶다. 어떻게 하는 게 나를 잘 닫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한다”라면서 “외우는 게 아무래도 이전과 같지 않다. 10번 할 걸 20번을 해도 안 된다. 대사가 안 되는데? 대사란 건 말이다. 그런데 지가 하는 말을 모르면 그게 어떻게 연기냐. 그래서 나는 기억력이 없으면 그만 둬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두렵다. 기억력이 없어지면 그만 둬야 하는데, 언제 그만 둬야 할까, 너무 두렵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소망을 전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tvN 채널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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