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픽업, 판매 주춤 이유는?

 -국내 판매중인 픽업 대부분 판매 감소

 -마니아 취향 강하고 고유가 등이 발목

 레저활동 인구 증가와 함께 반짝 호황을 누리던 픽업 시장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국내 판매중인 제품 수요가 일제히 줄면서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판매 분석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대다수의 픽업이 전년 대비 하락세를 나타내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먼저 쉐보레 콜로라도는 지난해 총 2,929대를 팔아 전년(3,799대) 대비 22.9% 감소했다. 후발주자로 한국 시장에 뛰어든 포드 레인저는 618대를 등록시켜 21년 누적(987대)과 비교해 37.4% 후퇴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총 566대를 팔아 전년(957대) 대비 40.9% 하락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인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22년 총 2만5,905대를 팔아 유일하게 상승을 나타냈지만 이마저도 21년과 비교하면 고작 0.4%, 92대 차이에 불과해 사실상 유지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국 시장에서 픽업은 2019년부터 급속도로 성장했다. 터줏대감인 렉스턴 스포츠가 롱보디 형태의 ‘칸’을 출시했고 동시에 콜로라도 글래디에이터 등 순차적으로 수입 픽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레인저까지 합류하면서 전체적인 세그먼트를 키웠고 소비자 관심은 판매로 이어졌다. 

 이는 다양한 차를 선호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심리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레저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적 특성까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이와 함께 화물차로 분류돼 저렴한 자동차세도 쏠쏠한 혜택 중 하나로 구입 부담을 줄였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의 판매 간섭보다는 동반 성장을 기록하며 픽업트럭 시장의 확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황이 급격히 돌아섰다. 먼저 팬데믹 완화에 따른 해외길이 열리면서 국내 레저인구 관심도가 약해졌다. 여기에 고금리, 고물가 현상에 따른 카플레이션 현상에 자동차 구입을 미루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또 효율이 좋지 않은 대배기량 또는 디젤 위주로 구성된 픽업은 고유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상황에서 세그먼트가 갖는 특수성은 단기간에 판매를 끌어올리기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큰 차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픽업과 같은 성격이 분명한 차는 선뜻 선택하지 않아서다. 따라서 픽업의 경우 '그들만의 리그'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판매로 수익에 집중하기보다 소비자 반응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급한 판매에 신경쓰기 보다는 세밀한 타깃층을 설정해 파고들 필요가 있다”며 “픽업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의미와 브랜드 상징성을 알려줄 첨병 역할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춤한 픽업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포드는 레인저 완전변경을 선보인다. 그릴과 램프 크기를 키우고 실내 구성을 고급스럽게 다듬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기능이 들어가 있어 도심과 아웃도어 픽업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이 외에 한국지엠은 풀사이즈 프리미엄 픽업 GMC 시에라를 비롯해 쉐보레 역시 완전변경 콜로라도가 글로벌 시장에 등장한 만큼 국내 출시를 저울질 중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 [하이빔]보조금 없는 전기차 가격 2,700만원
▶ 불스원, 자동차용 우드 테이블 선봬
▶ 현대차그룹,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11개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