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러시아 정유 제품에 대한 추가 제재 준비 중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시행에 이어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고위 관료는 유럽에서 오는 2월 5일부터 발효될 러시아 석유 제품에 대한 제재 세부 사항을 논의 중으로 디젤, 중유 등 정제 유류 제품에 대한 수출 제재안을 마련하고 있다.

러시아 남부 최대의 석유 및 석유 제품 생산 시설 단지에 유조선이 정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정제 유류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보다 러시아 경제에 더 큰 압박을 줄 수 있다. 우선 정제 유류 제품 수출 제한은 수입을 금지하는 당일에 발효될 예정이라 러시아가 새로운 판로를 찾을 시간이 부족해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WSJ는 “러시아는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며, 서방은 다른 지역에서 선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유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정제 유류 제품을 운송하는 데는 일반 원유 운반선보다 작고 특수한 선박이 필요한 것도 러시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다.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소위 ‘그림자 선단’이 러시아 원유 상당을 제재 대상이 아닌 아시아 지역으로 운반하면서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러시아산 정제 유류 제품 제재가 시행되면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으로 배송할 수 있는 길이 막힐 수 있다. WSJ는 “러시아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인도와 중국은 그 자체가 주요 정유업체이기 때문에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석유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한편,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 등은 지난달 5일부터 배럴당 60달러 이상에 거래된 러시아산 원유의 운송하는 것을 막고 있다. 60달러 이상에 거래된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해운사는 국제 보험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