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령' 설경구·이하늬·박소담 케미 대잔치…세련된 스파이 액션에 '압도'

조은애 기자 2023. 1.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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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은 마치 유령처럼 사람들 틈에 섞여 일제에 맞서 싸웠지만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존재였다.

'유령'은 항일조직이 심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는 이들의 사투와 진짜 '유령'의 작전을 그린 날렵한 스파이 액션 영화다.

앞서 수많은 영화·드라마들의 근사한 무대가 됐던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가져와 복고풍 스파이 첩보 액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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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은 마치 유령처럼 사람들 틈에 섞여 일제에 맞서 싸웠지만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존재였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었던 '유령', 그리고 차갑고도 뜨거웠던 시대의 온도를 간결하고 세련되게 풀어낸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이다.

영화는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무대로 한다.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인 '유령'이 은밀히 활약 중인 가운데,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는 흑색단의 총독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조선총독부 내의 '유령'을 잡으려는 덫을 놓는다. 이에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설경구)와 암호문 기록 담당 차경(이하늬),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서현우) 등은 '유령'으로 의심받고 외딴 호텔에 갇힌다. 동지들을 구하고 총독 암살 작전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유령'과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 사이, 의심의 골은 점점 깊어진다.

'유령'은 항일조직이 심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는 이들의 사투와 진짜 '유령'의 작전을 그린 날렵한 스파이 액션 영화다. 앞서 수많은 영화·드라마들의 근사한 무대가 됐던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가져와 복고풍 스파이 첩보 액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신분을 숨긴 스파이, 이를 솎아내려는 세력, 정교한 심리전과 액션 등은 지금까지 봐왔던 보통의 스파이 액션물과 맥을 같이 하지만 '유령'의 특기할 만한 차별점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데 있다. 영화는 여러 인물들 속에 섞여 있는 '유령'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각자의 가치를 위해 두려움과 맞섰던 인물들 저마다의 감정에 스포트라이트를 고루 비춘다. 조직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이든 개인의 열망이든 캐릭터들은 각자의 사명감에 따라 움직이고, 따로 또 같이 빛을 낸다.

촘촘하게 엮은 심리전 속,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액션 장면들 역시 힘있게 치고 들어온다. 설경구와 이하늬의 맨몸 격투부터 박소담의 화려한 총기 액션까지, 영화가 활용한 색감들만큼 과감하다. 특히 중반부 이후의 서사를 책임진 이하늬와 박소담의 강렬한 호흡은 '유령'의 하이라이트로 꼽을 만하다. 두 사람이 호텔 안팎에서 펼치는 액션 장면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균형감을 갖췄다. 이들은 전형적인 남성성을 흉내내는 대신 차경과 유리코가 가진 여성성 고유의 강인함을 그리면서 흔한 액션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특히 스타일리시한 액션 사이 사이 녹아있는 사랑의 감정은 마지막까지 뜻밖의 여운을 안겨준다. 이는 누구와, 어떻게 붙어도 완성되는 배우들의 케미 덕분이기도 하다. 벼랑 끝 외딴 호텔이라는 공간적 제약에도 '유령'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영화는 오는 18일 개봉.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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