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이항재 역 정희태, 진양철 향해 눈시울 붉혔던 진심[스경X인터뷰]
‘재벌집 막내아들’ 이항재 역 배우 정희태의 인기는 드라마가 끝난 후 그조차도 예상할 수 없었을 만큼 갑작스러웠다. 극 중 순양그룹의 비서실장이었던 이항재는 자식들도 믿지 못하는 진양철(이성민) 회장이 유일하게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최측근이었다. 극이 진양철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자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인터뷰를 하면서 이채로웠던 것은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몰입이었다. 촬영은 한참 전에 끝났고 방송도 끝났지만 진양철과 이항재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그는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배역이 받은 무게도 아닌, 극 중에서 그가 모시는 회장이 느꼈을 무게감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정희태에 대한 탐구는, 그의 이러한 성향을 아는 것이 먼저인 듯하다.
“신기해요. 사실 비서가 도와주는 역할이고 극 중에서도 조력자잖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환영받는다거나 입에 오르내릴 줄은 몰랐어요. 아마 회장님 옆에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드라마에서 진양철이 죽음으로 극을 떠나자 그의 유지는 이항재에 의해 받들어졌다. 그는 처음에는 진도준(송중기)과 경쟁하는 것처럼 순양금융지주회사의 경영권을 노리다가 진성준(김남희)에게 모욕을 당한 후, 결국 진도준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그에게 힘을 몰아준다. 그의 배신 아닌 배신의 행동으로 진도준은 약간의 타격을 입기도 했다.
“회장님과 이후까지 같이 큰 그림을 그려놓고 움직이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도준의 성장통을 위해, ‘누구도 믿지 말라’는 이야기를 실천한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이항재가 인간이잖아요. 실수나 실패가 있는 그런 불완전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는 뭐니 뭐니 해도 극 중에서 이성민의 그림자처럼 다녔다. 이성민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2014년 이성민의 출세작이었던 tvN ‘미생’에서 정과장 역으로 오차장 역 이성민과 매번 티격태격했다. 그리고 현재 촬영 중인 디즈니플러스 ‘형사록’ 시리즈에도 함께 한다.
“저보다는 다른 배우들의 매력이 더 있었다고 생각해요.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고약하다’ ‘괴팍하다’는 말들. 총수 자리에 있으면서 그런 부분을 견뎌내는 것, 그런 마음이 이해된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떠오르니… 울컥하네요.”
인터뷰를 하다 말고 정희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말을 하는 사람도, 말을 듣는 사람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그는 “이게 드라마가 끝나 시원섭섭해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너털웃음을 웃었다. 극 중 진양철의 외로운 상황 그리고 끝까지 붙잡고 가고 싶었던 삶의 의욕이 상대역인 그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듯했다.
“6살이 많은 형님이지만 분장을 하고 나니 ‘회장님’ 소리가 절로 나더라고요. 항상 일상에서 연기를 찾아주고, 일상에서도 연기하는 분 같아요. 어떤 도전을 해도 적합하게 어울릴 수 있는 배우라는 느낌을 주십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배워요.”
울산에서 나고 자란 정희태는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후 2002년 장동건 주연의 영화 ‘해안선’에서 단역을 맡아 연기에 데뷔했다. 물론 ‘동네변호사 조들호’나 ‘자백’ 등의 작품에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됐지만, 그의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극히 최근의 일이다. 그는 물론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지만, 자신이 꿈을 키웠던 연극 무대의 느낌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또 실천한다.
“되도록 1년에 한 편은 연극을 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매체연기를 해보니, 연극이 다른 나를 채우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4개월 정도는 연극에 집중합니다. 독립영화, 학생들의 작품에도 참여하는데 저를 새롭게 하고 배우는 게 많아요.”
아직은 직장인의 이미지가 많아 그러한 역할 속에서 자신을 잘 드러낸다. 하지만 연극이나 영화에서 그의 폭은 훨씬 넓다. ‘재벌집 막내아들’ 이항재 역은 조금 더 넓은 연기의 세상으로 그를 데려갈 도약대 역할을 할 것 같다. 작품은 서서히 늘어가고 비중도 높아진다.
“2023년의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았어요. 주어진 연기라는 사명, 그 안에 어떻게든 진정성을 투영하고 관객, 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부딪치고, 깨지는 과정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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