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굴·심연에 빠진 2023년 한국 경제" 대한상의가 진단한 한국 경제 상황

박관규 2023. 1.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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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 것처럼 우리 경제는 올해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들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전문가들이 '풍전등화', '사면초가' 등의 단어를 꼽으며 이같이 진단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한국 경제 리스크는 ①고금리 상황(24.5%) ②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 ③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④내수경기 침체(15%)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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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전문가에 '새해 경제키워드·기업환경전망' 조사 
심연, 풍전등화, 사면초가 등 꼽아...저성장 고착화 우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 것처럼 우리 경제는 올해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들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전문가들이 '풍전등화', '사면초가' 등의 단어를 꼽으며 이같이 진단했다고 11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85명의 경제·경영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경제 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단어로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구렁을 뜻하는 '심연'을 비롯해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을 응답자들은 선택했다.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할 우리 경제를 우려한 표현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76.2%나 동의했다. 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평균 1.25% 수준으로 봐, 1.5~2.0% 구간에 있는 주요 기관 전망보다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한국 경제 리스크는 ①고금리 상황(24.5%) ②고물가·원자재가 지속(20.3%) ③수출 둔화·무역적자 장기화(16.8%) ④내수경기 침체(15%) 등의 순이었다. 가장 큰 리스크인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로 '미국 금리수준'(3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현 정치갈등으론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 어려워"

우리 사회의 갈등 이슈

전문가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그동안 선방했다(44.1%)고 평가하며 'B'(29.8%) 등급을 부여했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들면서 소비가 크게 꺾이지 않은 데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여러 산업 기반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올해 중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 분야로는 '미래전략산업 육성'(25%)을 가장 많이 꼽았고,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 산업으로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기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힘든 요인으로 사회적 갈등을 꼽았고, 이 중 가장 심각한 갈등을 '정치적 갈등'으로 58.3%가 거론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미래 지속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사회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본부장은 "결국 관건은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라며 "협치를 통해 주요 정책들을 신속하게 수립·집행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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