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조선 중기 나전칠기함, 다시 고국 품으로
[앵커]
전 세계에 넉 점 정도만 남은 것으로 파악되는 조선 중기 나전칠기함 중 하나가 최근 경매를 통해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16세기 조선 나전칠기 공예의 진수를 보여주는 진귀한 유물로 평가됩니다.
안다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양한 형태의 연꽃과 넝쿨 줄기가 영롱한 빛을 뿜어냅니다.
큼직한 문양이 반복되는 율동감.
그러면서도 꽉 채우지 않은 여백의 미.
무늬를 촘촘히 새겨넣은 고려시대 나전칠기와는 다른 조선 나전 공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가로 46cm, 세로 31cm 크기로, 귀중품이나 문방구 등을 담는 데 쓰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개를 망치로 때려 붙여 무늬의 균열을 내는 기법이 사용된 점 등으로 미뤄 조선 중기인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용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뚜껑의 문양과 표현 기법으로 보아 조선 중기에 제작한 희소성이 있는 귀중한 나전칠기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수십 점이 전해지는 고려나 조선 후기 나전 유물과 달리, 조선 중기 나전함은 세계적으로 4점 정도만 남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중 하나인 이 나전함이 최근 국내로 돌아온 겁니다.
1990년대 초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것을 일본인 수집가가 낙찰받아 소장해오다 다시 경매에 내놓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신성수/국립중앙박물관 컬렉션위원장 : "일본분이 소장하시다가 별세한 이후에 유물이 세상에 삼십 년 만에 다시 나오게 된 것을 저희가 정보를 입수하여..."]
기업의 젊은 경영인들로 구성된 한 문화 후원 친목 단체가 유물을 사들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조현상/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 위원장 : "이 유산을 함께 저희가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을 하고..."]
희귀한 조선 중기 나전 유물이 제자리를 되찾으면서, 고려에서 조선 후기로 이어지는 우리 나전 공예의 변화상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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