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별점처럼 부동산 평가·공유 유행시킬 것"

김서온 2023. 1. 1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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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인섭 제온스 대표 "디지털혁신 통해 자산관리 효율성 높이면 가능해져"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맛집 평가하듯 부동산을 평가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로 부동산 자산관리업의 성장을 선도하려고 해요."

공간자산 관리 플랫폼 '이지램스' 운영사 제온스를 이끄는 김인섭 대표의 말이다. 지금은 크고작은 자산관리회사들이 저마다 개별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며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디지털 혁신(DX)을 하게 되면 부동산 물건에 대해 좀더 객관적인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는 마치 소비자들이 맛집을 이용한 후 별점을 주고 이를 공유하는 현상을 예로 들었다. 즉 부동산 물건의 값어치 뿐만 아니라 관리비용과 세금 등 민감한 내용들을 반영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정보 비대칭에서 비롯되는 비효율성이 시간과 비용의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를 줄일 방법이 디지털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소규모 자산관리업체들의 '엑셀 의존도'를 극복하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세업체들의 경우 엑셀에 함수와 수식을 넣어 임대료와 관리비를 부과하고 각종 보고서를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엑셀을 활용하면 부동산 관리인 개개인에게 맞춰 관리할 수 있어 편하고, 데이터 수정이 쉽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업무를 표준화하는 덴 한계가 분명하다고 한다. 엑셀은 개인에게 맞춰진 데이터와 수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업무 인수인계가 어렵고, 데이터를 임의적으로 수정하는 것도 자유로워 계약·금융 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다는 것. 업무가 표준화되지 않는 탓에 발생하는 비용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인섭 제온스 대표. [사진=제온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더라도 건물 생애주기 상 유지관리단계의 비용지출비율(LCC, Life Cycle Cost)이 83.2%를 차지할 정도다. 건물의 설계에서 폐기까지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운영·유지관리 단계에 드는 비용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신축공사 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크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우선 엑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창한다.

부동산 자산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이 모두 다르고, 부동산 유형별로 관리 포인트가 다른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 내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는 "자산운용사(AMC), 자산관리사(PMC), 시설·용역사(FMC), 입주민, 입주사 각각 모두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상이하고, 주택, 오피스, 상가 등 부동산 유형별로 관리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며 "이들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효율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선 디지털 혁신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부동산 자산관리에서의 디지털 혁신 조건은 ▲이해관계자의 원활한 소통과 데이터 공유 ▲관리 업무 단순화와 표준화, 통합관리 ▲전자 계약 등 전자 업무 기능 ▲단순 업무 자동화 ▲다양한 서비스 연동할 수 있는 플랫폼 사용이다.

이 조건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것으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를 들었다. ERP는 기업 경영 효율화를 위한 시스템으로, 경영 활동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통합 연계해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정보를 관리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진의 의사결정도 돕는다. 이런 ERP를 공동주택 같은 부동산 자산에 적용해 전입·전출, 관리비 등의 요소를 한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온스가 내놓은 '이지램스'는 이 같은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ERP 플랫폼이다. 이지램스는 공간·계약·청구·수납·채권·세무·VOC·시설·각종 신고 관리까지 공간 자산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임대사업자는 이지램스 통합 앱을 통해 임대료·관리비 납입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복잡한 연체료 계산이나 임대사업 비용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인 만큼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지램스는 이미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에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이지램스는 국내 최초로 민간임대주택에서 국토교통부 전자계약시스템을 연동해 운영하고 있으며 SaaS(구독형 서비스) 형태로도 케이탑리츠사 외 30여 개 사, 100여 개 건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지원으로 추진된 공공부문 이용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개발·검증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부터 공공기관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지램스를 활용하면 자산관리에 소비되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어 효율성·생산성이 높아지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추후 데이터를 활용해 후불결제, 집수리, 배달서비스 등 다양한 편의서비스와 더불어 확실한 사용자 인증을 이용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 혁신을 위해서는 ▲사람 ▲프로세스 ▲도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업무 혁신을 위해서는 '사람'이 변해야 하고, '프로세스'가 정립돼야 하며, 프로세스를 받쳐줄 '도구', 즉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이 중 한 가지라도 누락되면 업무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맛집에 대한 별점 공유처럼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 혁신을 통해 김 대표가 주창하는 시장의 객관적 평가와 공유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해볼 대목이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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