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총 멘 男 지나가더니 '펑'…카불 자폭테러, 또 IS 소행?

박가영 기자 2023. 1. 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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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또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2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는데, 아프간 집권 세력 탈레반과 갈등 중인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IS 조직원 중 한명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폭발물을 날려버리기 전에 탈레반 보안 요새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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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봉쇄된 아프간 카불 도로에서 탈레반 보안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AFPBBNews=뉴스1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또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2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는데, 아프간 집권 세력 탈레반과 갈등 중인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자살폭탄 테러는 이날 오후 카불에 위치한 아프간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 벌어졌다.

탈레반이 운영하는 정보부의 우스타드 파리둔은 테러범이 외교부 청사로 진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한 남자가 가방을 들고 어깨에 총을 메고 걸어가는 것을 봤다"며 "그가 내 차 옆을 지나갔고, 몇 초 후 큰 폭발음이 났다"고 AFP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파리둔은 이번 폭발로 탈레반 정부 직원 등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카불 경찰 대변인 칼리드 자드란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는 5명"이라고 말했다. 카불 응급병원에는 40명 이상의 환자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계속 대응 중인 상황이라 최종적인 피해자 수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했다.

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S 조직원 중 한명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폭발물을 날려버리기 전에 탈레반 보안 요새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IS는 최근 아프간 내에서 테러 공격을 잇달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2일 발생한 카불 호텔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가 하면, 지난달 2일에는 파키스탄 대사관 습격을 감행했다. 이달 초에는 카불의 군 비행장 인근에 폭탄 공격을 해 10명 이상이 숨졌다.

IS의 아프간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아프간 내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무장단체 중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조직이다. 이 조직은 2015년 1월 탈레반에서 불만을 품은 이들이 결성, IS에 충성을 맹세하며 탄생했다. IS의 아프간과 파키스탄 지부로 볼 수 있으며, '호라산'이라는 이름도 이들 지역을 묶어 부르는 명칭에서 따왔다.

같은 수니파 무장단체인 탈레반과 IS-K 두 조직 간의 차이점은 얼마나 더 극단적이고 보수적인가에서 나타난다. 캐서린 짐머맨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폭스뉴스에 IS-K가 이슬람 교리를 훨씬 더 강경한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으며, 이것이 두 테러 조직 사이에 적대적인 관계를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짐머맨 연구원은 "이들은 탈레반과 시아파, 서방국 등 IS의 비전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모두 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IS-K는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정에 나섰다는 이유로 믿던 종교를 배반한 '배교자'라 칭하며 대립하고 있다. 탈레반이 지난 2021년 미군 철수 과정에서 세력을 확장해 카불을 점령했을 당시에도 IS-K는 논평을 통해 "탈레반이 지하디스트를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과 대조된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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