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첫 마음을 기억하며

강대원 천주교 대전교구 홍보국장·신부 2023. 1.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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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천주교 대전교구의 큰 기쁨이 있었다.

착한 목자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새 사제(신부)가 탄생했다.

첫 학기와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 기숙사에 들어간다.

사제 지망생 이전의 습관들과 생각들, 방학 동안 자신이 지냈던 시간을 정리하는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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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원 신부 대전교구 천주교 홍보국장

이틀 전 천주교 대전교구의 큰 기쁨이 있었다. 착한 목자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새 사제(신부)가 탄생했다. 하느님께서 당신 교회에 일꾼을 주셔서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사제를 주셨으니 감사할 일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분들은 천주교 신부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신부가 되기 위해서는 10년의 과정이 필요하다. 교과 과정으로만 본다면 학부 4년, 대학원 2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부 과정 중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만 하고 남은 기간 선교체험이나 복지시설 등에서 미래의 사제 생활을 위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가톨릭대학교 신학생의 경우 군생활을 마치고 실습의 과정을 거치기에 꼬박 3년 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일선 성당의 사목자로 살아가기 전 실무적인 부분과 정리의 시간으로 1년을 지낸다. 이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만 가톨릭 교회의 사제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 대한 설명 역시 필요하다. 보통의 대학생, 대학원생은 가정에서 지내며 수학을 한다. 필요에 따라 기숙사 생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의 사제 지망생들은 예외 없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단순히 배움의 장소로써의 학교가 아닌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사람의 사제로서 살아가는데 필요로 하는 기도와 공동체 생활을 위한 필수적 요소가 기숙사 생활이다. 첫 학기와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 기숙사에 들어간다. 사제 지망생 이전의 습관들과 생각들, 방학 동안 자신이 지냈던 시간을 정리하는 기간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생각의 지향점을 하느님께로 향하며 하느님 안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런 후 학기가 시작되고 비교적 단순한 일과를 지내면 기도하고 수학한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6시에 기도와 미사를 하고,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오전 수업이 시작된다. 12시에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수업으로 이어진다. 5시30분에 수업을 마치고 성체조배라는 기도를 하고 저녁 식사를 한다. 그런 다음 묵주기도와 끝기도를 한 뒤 대침묵 속에 면학을 이어가고 10시 30분에 취침에 든다. 혈기왕성한 이십 대에 이 과정을 모두 이수해야만 가톨릭 사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023년의 시작에 가톨릭 사제가 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가톨릭 사제가 되는 것이 힘든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상황이 다를뿐 우리 모두는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노력의 시간과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있게 된 것이다.

새해를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과 입 밖으로 내뱉는 말 중 하나는 '첫 마음', '처음처럼'이라는 말이다. 필자 역시 자주 되뇌는 말 중 하나이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기를 우리 모두는 바랄 것이다. 나의 일을 시작했던 처음, 결혼을 하며 가졌던 첫 마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 행했던 모든 노력의 처음. 그 처음의 시간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늘 행복할 것이다.

또한 설렐 것이다. 그 설렘의 시작 역시 일과 결혼과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했던 그 첫 마음을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첫 마음 그대로 살지는 못해도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노력한다면 2023년의 모든 시간을 두근거리는 설렘의 시간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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