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아산신도시 흑역사

윤평호 기자 2023. 1.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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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생멸'한다.

이른바 '신도시.' 천안아산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신도시는 '아산신도시'이다.

아산신도시는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인구 및 기능 분산 수용을 위한 거점 신도시로 계획됐다.

1998년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로 큰 기대감을 낳았던 아산신도시는 면적 축소 외에도 흑역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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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도시는 '생멸'한다. 태양 아래 가장 부유한 도시라 여겨진 페르시아의 수도 페르세폴리스, 잉카의 공중도시 마추픽추. 지금은 흔적으로만 남았다. 소멸하고 사라지는 도시의 반대편에 새롭게 생성되고 출현하는 도시가 있다. 이른바 '신도시.' 천안아산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신도시는 '아산신도시'이다. 아산신도시는 경부고속철도 천안아산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인구 및 기능 분산 수용을 위한 거점 신도시로 계획됐다. 국토 균형개발, 서해안 개발의 교두보, 환황해 경제권 진출의 중심지로서 광역아산만권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며 아산신도시 조성은 본격화 했다.

아산신도시는 1단계 배방지구, 2단계 탕정지구로 나뉜다. 2005년 첫 발을 뗀 아산신도시 개발은 2008년 세계경제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경제난 여파로 애초 2단계 탕정지구 면적의 70%가 해제됐다. 1998년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로 큰 기대감을 낳았던 아산신도시는 면적 축소 외에도 흑역사가 적지 않다. 아산신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탕정면 매곡리 일원에 2013년 6월 쓰레기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을 준공했다. 신축에만 185억 원을 투입한 크린넷은 한번의 정식운영도 못한 채 그대로 고철 덩어리가 되며 아산신도시의 오점이 됐다.

천안의 대표 신흥상권으로 부상한 신불당도 아산신도시 2단계 탕정지구에 속한다. 특히 탕정지구 신불당 지역은 개발 및 실시계획의 잦은 변경 속에 LH의 매각 수익 극대화를 위한 용지 쪼개기가 횡행했다. 다양한 주거형태가 조화를 이룬 자족형 아산신도시의 원래 그림은 사라지고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빼곡해졌다. 공원과 녹지면적도 줄었다. 그 결과는 신도시라는 수사가 무색할 만큼 주차전쟁, 교통지옥으로 신음하는 신불당의 오늘이 잘 대변해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아산탕정2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고시했다. 탕정2 도시개발구역에는 과거 아산신도시 해제지역이 다수 포함됐다. 국토부는 아산탕정2를 주거·산업·연구가 어우러진 복합 혁신성장 거점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산시는 탕정2 도시개발계획 수립과정에 총 면적의 2% 이상 주차장 용지 확보를 국토부에 수차례 건의했다. 고시된 아산탕정2 도시개발계획의 주차장 용지 비율은 1%. 아산신도시의 흑역사가 탕정2 도시개발사업에서도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명품도시는 말로 실현되지 않는다. 숫자가 보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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