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대란 부른 전산망 다운, 백업도 문제 생겨 재부팅했다

미국 교통 당국이 항공기 운항 전면 중단의 원인이 된 전산망 문제를 하루 전에 발견하고 백업 시스템까지 가동했는데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연방항공청(FAA)의 노탐(NOTAM)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노탐은 활주로 폐쇄나 장비 고장 등 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항공기 기장과 승무원에 발송하는 안전 시스템입니다.

FAA는 처음에는 백업 시스템으로 전환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10일 저녁 내내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시스템은 자정 직전에 다시 가동되는 듯했으나 이후 더 악화했고, FAA는 결국 11일 오전 4시15분 시스템을 수동으로 껐다 켜는 재부팅(hard reboot)을 했습니다.

이후 오전 7시21분 전국에 운항 중단을 발령해 약 90분 동안 미국 전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했습니다.

교통부와 FAA는 노탐 시스템이 다운된 이유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통부와 FAA가 어제 노탐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FAA 직원들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밤새워 일했으며 오늘 오전 7시 25분에 운항 중단을 발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사이버 공격이 원인이라는 증거는 없다. FAA는 시스템 가동 중단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사이버 공격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면서도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사이버 공격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나 징후는 없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그 가능성도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홍갑 기자gapl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