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김혜자, 세상 떠난 남편 그리워하며 "내 생에 감사해"[어저께TV]

오세진 2023. 1. 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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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세진 기자] ‘유퀴즈 온 더 블럭’ 배우 김혜자가 인생을 논했다.

11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연기 인생 61년, 어느덧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는 배우 김혜자가 등장했다. 최근 김혜자는 “최근 책을 쓰고 있다”라면서 "책 홍보하려면 유퀴즈 나가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혜자는 '전원일기'에서 엄마가 그리워서 전화기를 들고 그저 엄마를 찾는 대사를 치는 명장면을 다시 지켜 보았다. 김혜자는 “오랜만에 보니까 참 좋네요. 나 미안한데 휴지 좀 줘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친 후 “그러니까 엄마가 얼마나 그리우면, 저 여자가 바보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얼마나 보고 싶으면, 근데 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김혜자는 봉준호와 '마더'를 찍게 된 계기를 밝혔다. 우선 봉준호의 지극한 러브콜이 있었다고. 김혜자는 “계속 찾아왔다. 연극 하는 데도 찾아오고, 집에도 전화를 걸었다. ‘마더’의 그 여자 이야기를 해준다. 아들은 원빈이다. 그리고 전화로 ‘그 여자가 살인도 한다’라고 한다. 그런데 시나리오만 안 줬다”라며 봉준호 식의 밀당을 알렸다.

김혜자는 “봉준호 감독은 순진하게 생겼다. 그런데 되게 천재다. 저는 연기할 때 잘 모르면 알려줬다”라고 봉준호를 칭찬했다. 또 김혜자는 “뭘 하면서 안 되더라. 그런데 신경질도 안 부리더라. 스태프들한테도 조용조용 말한다. 그런데 뭐 하는 데 구체적인 건 기억이 안 나는데 ‘우시는 거 말고요’라고 하더라. 그때는 땅으로 꺼지고 싶었다”라며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전했다.

정작 해당 장면에서 스태프들은 환호성을 외쳤다고.

현재 영국에 있는 봉준호 감독은 전화로 인터뷰에 응했다. 봉준호는 “사실 배우의 표정을 묘사하는 건 쉽지 않아서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라고 썼다. 그 스토리 보드는 눈코입이 다 비워져 있다. 그런 부분들을 마침내 카메라 앞에서 표혆내는 것이 ‘위대한 배우’의 부분이 아닐까. 저런 복잡미묘한 표정을 표현해내는 분이구나, 감탄을 했는데 본인은 마음에 안 드신다고 분장실로 가서 우시더라”라며 김혜자에 대한 대단함을 전했다.

김혜자는 “돌아가신 지 오래 됐다. 암으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면서도 ‘어떡하나, 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걱정을 하더라. 그리고 나는 멀쩡히 학교 다니고도 한문을 잘 못 쓰는데, 남편이 봉투에 축의, 부의, 이런 한자를 잘 쓴다. 그래서 내가 ‘당신 없으면 이거 누가 써줘요. 자기 없으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 얼마나 철이 없냐. 그런데 남편이 정말 한가득 써줬다. 아픈 사람이 그렇게 다 써줬다. 나는 그냥 '자기 없으면 안 돼요'를 말하고 싶었는데”라며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어 김혜자는 “남편은 퇴근을 하면 꼭 ‘뭐 먹고 싶냐’라고 묻는다. 그러면 저는 ‘순대’라고 한다. 그러면 고급 음식점에서 순대를 사온다. 나는 그냥 시장 순대가 먹고 싶다고 투정을 한다. 그러면 또 나가서 순대를 사온다. 나는 그런 줄 몰랐다. 산책을 가는 줄 알았더니 시장 가서 다시 사오더라”라면서 지극했던 생전 남편의 사랑을 곱씹었다.

그러나 김혜자는 “나한테 정말 좋은 분이다. 열한 살 많았는데, 나를 어린애로 봤다. 그래서 저는 이제 제가 누나로 잘해주고 싶다”라고 말하더니 “나한테 정말 좋은 분이다. 열한 살 많았는데, 나를 어린애로 봤다. 그래서 저는 이제 제가 누나로 잘해주고 싶다”라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변했다. 

또 김혜자는 “저는 못된 생각을 해서 천국 못 갈 거다. 그래서 천국 문앞에 꼭 가게 해달라고 한다. 우리 남편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천국 가 있을 거니까, 그래서 ‘자기 미안해. 내가 너무 나빴지’ 이렇게 말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다 "그런데 그런 게 있을까. 다 죽었는데"라며 서글픈 미소로 하염없는 그리움을 연이어 전했다.

김혜자의 꿈은 무엇일까? 김혜자는 “나를 잘 끝마치고 싶다. 어떻게 하는 게 나를 잘 닫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혜자는 “외우는 게 아무래도 이전과 같지 않다. 10번 할 걸 20번을 해도 안 된다. 대사가 안 되는데? 대사란 건 말이다. 그런데 지가 하는 말을 모르면 그게 어떻게 연기냐. 그래서 나는 기억력이 없으면 그만 둬야 한다”라며 자신만의 직업 소명을 전한 후 “그러기 때문에 두렵다. 기억력이 없어지면 그만 둬야 하는데, 언제 그만 둬야 할까, 너무 두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헤자는 “언제까지 외우게 해주실지는 저분의 마음이다. 더 있다 오라고 하면 외우게 하게 해주실 거고, 그만 와, 싶으면 그만 외우게 할 거 같다”라며 아이처럼 웃으며 넘치지 않는 욕심을 전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tvN 채널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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