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나선 바이오…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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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흐름이 부진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는 이유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다.
주가 부양을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긴 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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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주주달래기 보다 신약 개발 성과에 집중해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흐름이 부진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업계에선 주주 환원 정책보단 신약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최근 자사주 3000주를 매입했다. 취득 평균 단가는 7만100원으로, 총 2억1000만원 규모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1일 SK바이오팜 및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이 취임 직후 자사주를 취득함으로써 책임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사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이익 극대화를 경영 철학으로 밝힌 바 있다.
동아에스티도 지난해 10월 1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대원제약, 유유제약, 경동제약도 각각 60억원, 20억원, 8억5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밖에 젬백스, 메디톡스, 한올바이오파마, 아이큐어 등이 지난해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해 1월과 2월, 5월 세 차례에 걸쳐 총 2533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높아진다. 보통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의 주가 안정화 의지나 기업가치 성장에 대한 자신감 등으로 해석된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는 이유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다.
주가 부양을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긴 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대부분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면 주가가 '반짝' 상승했다가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기업은 언제든 이를 팔아 자금 조달 창구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자사주 소각 사례는 거의 없다.
또 자사주는 특정 기업을 지주회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쓰일 수 있다. 원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그러나 지주회사로 전환 시 자사주 지분만큼 배정받은 신주엔 의결권이 생긴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이 3사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3사 합병을 추진 중이다. 소액주주들의 극심한 반대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인 만큼 의결권 확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바이오 기업은 주주 환원 정책보단 신약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바이오 업종은 미래 가치에 투자한다는 특성으로 주주 환원에 소극적이었는데 최근 주주 친화 정책으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면서도 "일시적으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자사주 매입 등의 전략보다 본질인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내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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