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더 받으려 자영업자로 ‘조작’…저축은행 부당대출 1조 2천억 원 적발
[앵커]
자영업자들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도 하는데요, 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집값 대비 대출한도가 더 높습니다.
이런 점을 악용해 대출 중개업체와 짜고 허위 서류를 저축은행에 제출한 뒤 부당 대출을 받은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오수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담보대출 4억 원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직장인.
돈이 더 필요해지자 대출 중개업체와 짜고 가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저축은행에 주담대 8억 원을 신청했습니다.
중개업체는 이 회사원이 다른 금융기관에서 빌린 4억 원을 대신 갚아줬고, 대출증빙 서류까지 위조해 저축은행에 제출했지만 제대로 된 확인은 없었습니다.
결국, 대출 승인이 떨어졌고 중개업체는 대신 갚아준 금액을 뺀 뒤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자영업자 등이 사업자 주담대를 받을 경우 LTV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금융감독원이 적발한 저축은행의 부당 사업자 주담대 규모는 1조 2,000억 원, 최근 약 3년 새 늘어난 사업자 주담대의 15% 수준입니다.
적발된 저축은행은 5곳으로 모두 상위권 업체들입니다.
[저축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모르고 하거나 그럴 수는 없는 구조인거 같아요. 되게 횡행한 영업방식의 하나인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작정하고 한 건지."]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형편이 어려워진 자영업자에게 가야할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갔다는 점입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중소상공인보다 직장인들같은 경우에는 안정적으로 월급이 들어오니까 이자수입을 더 올리기 위해서 공모하지 않았나... 이 부분은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금감원은 대출 중개업체 등을 수사 의뢰했고, 부당대출을 해준 저축은행들을 중징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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