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연준을 무시하는 시장···S&P500, 1.28%↑[데일리국제금융시장]
월가 "시장, 단호하게 연준 지침 무시"
인플레 하락 기대, 주가에'양날의 검'
"내일 CPI 둔화 폭 크지 않다면 대량 매도 가능"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시장이 인플레이션의 하락세를 전망하면서 뉴욕 증시가 상승했다. 임금 상승이 이어져 인플레이션이 정책 목표인 2% 까지 가기 어렵다고 연준이 여러 차례 밝혔지만, 시장은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지수는 268.91포인트(+0.8%) 오른 3만3973.0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은 50.36포인트(+1.28%) 상승한 3969.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89.04포인트(+1.76%) 오른 1만931.67에 거래를 마쳤다. 데이터트렉리서치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는 “연준이 금리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이를 완강하고 단호하게 무시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은 최근 논평을 통해 시장의 견해를 바꾸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장세를 평가했다.
분위기를 타고 밈주식 상승세가 이어진다. 배드배스앤드비욘드는 불과 지난달 파산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날 68.6% 상승했다. 경영 상태 부진은 그대로지만 이날 사업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상승세가 커졌다. 원조 밈주식인 게임스톱은 7% 이상 급등했으며 AMC엔터테인먼트는 21% 치솟았다. 바이털날리지의 설립자인 애덤 크리사풀리는 “우리는 AMC나 카바나, 게임스톱, 배드배스앤비욘드와 같은 말도 안되는 주식의 강세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수익을) 쫓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포지션 청산을 위한 숏스퀴즈가 몰리며 이들 종목의 가격이 치솟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주식들은 그동안 금리 인상기 이후 공매도 비율이 높았던 주식으로 최근 위험 감수 성향이 일부 되살아나면서 주가가 오르자, 청산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미 국채 수익률은 다시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10년 물 수익률은 약 5bp(1bp=0.01%포인트) 내린 3.572%에 거래됐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가량 하락한 4.245%에 거래 중이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 할 수 있어 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아도 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행여 연준이 긴축을 지속하더라도 이는 침체를 불러 결국 연준이 금리를 일찍 인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녹아있다. 어느 쪽이든 연준이 예고했던 시기보다 일찍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의 이날 인터뷰도 이같은 낙관적 심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5bp 또는 50bp가 합리적이며 나는 지금 단계에서 25bp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인상폭이 작으면 (매 회의에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데이터를 평가할 여유가 많아지므로 더 많은 (정책적)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낙관론이 주가에 양날의 검이 될 수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BTIG의 기술 전략가인 조나단 크린스키는 이날 고객 메모에서 “내일 CPI보고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뜨겁다면 대량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5% 가량 오른 1만754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0.1% 올라 134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리플은 5% 이상 오른 0.37달러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소식에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추가 제재 가능성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29달러(3.05%) 오른 배럴당 77.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등 서방 국가가 다음달 5일 발효를 목표로 러시아 정제 유류 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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