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CPI 완화에 걸었다…물가 낙관론에 나스닥 1.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물가 완화 기대감에 강보합 마감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치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들어 왔다.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0% 상승한 3만3973.0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8% 오른 3969.6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6% 뛴 1만931.67을 기록하며 1만1000선에 근접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17% 올랐다.
인플레 둔화 기대에 투심↑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가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이 주시하는 것은 오는 12일 나오는 지난해 12월 CPI 보고서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6.5%(전년 동월 대비)다. 전월(7.1%)과 비교해 둔화세가 뚜렷할 것이라는 의미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1% 하락했을 것으로 시장은 점쳤다. 새해 인플레이션이 점차 완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시장은 보는 셈이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CPI 보고서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여줄 것이라는 낙관론에 증시는 상승세를 탔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이번달 비즈니스 기대인플레이션은 3.0%로 전월(3.1%) 대비 하락했다. 2021년 7월 이후 최저로 떨어지며 물가 둔화 기대를 높였다. 애틀랜타 연은의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3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통해 “다음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전 50bp 빅스텝에서 25bp 베이비스텝으로 다시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콜린스 총재는 “우리는 더 느리게 올리면서 지표를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면서 “작은 폭의 금리 변화는 더 많은 유연성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강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였고,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207%까지 떨어졌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4.25~4.50%)보다 낮은 수준이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541%까지 내렸다.
투자자들은 CPI 보고서 이튿날인 13일 나오는 JP모건체이스, 블랙록,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볼빈 웰스매니지먼트의 지나 볼빈 대표는 “연준의 금리 인상기가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기술주는 더 올라야 한다”며 “저가에 매수하려고 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애플(2.11%), 마이크로소프트(3.02%), 아마존(5.81%), 알파벳(구글 모회사·3.38%), 테슬라(3.68%) 등 빅테크주 주가는 이날 지수보다 더 큰 폭 뛰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CPI가 예상보다 더 오를 경우 증시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술주·항공주 모두 반등
이날 오전에는 미국 전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요 항공주들은 장중 하락했다. 그러나 다시 운항이 재개되면서 델타항공(0.24%), 유나이티드항공(4.28%), 아메리칸항공(0.99%) 등의 주가는 모두 상승 반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오전 9시까지 전산망 오작동을 이유로 모든 국내선 항공편의 운항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렸고, 이후 일부 전산망 복구에 진전을 보이면서 뉴저지 뉴어크 국제공항, 애틀랜타 국제공항 등을 시작으로 일부 이륙을 허용했다.
‘밈 주식’의 극한 변동성은 이어졌다. 배드 배스 앤드 비욘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무려 68.60% 폭등했다. AMC와 게임스톱은 각각 21.18%, 7.15% 뛰었다. 월가는 이 주식들이 그저 맹목적인 이유에서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7%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0%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또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05% 오른 배럴당 77.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5거래일 연속 뛰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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