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산에서 5km 뛰었던 이태규의 야구는 이제 시작 ?2편 [MK인터뷰]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1. 1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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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 153km 비밀병기 있다! 하루 7끼 먹으며 절치부심 ?1편>에 이어.

특수전 산악여단에 자대배치를 받은 이후,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이태규(22)는 매일 4~5km씩 런닝을 뛰며 산을 누볐다.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하며 보냈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제대 이후에는 매일 하루 7끼를 먹고 치열하게 운동하는 과정을 거쳐 3개월 간 10kg을 증량해 신장 188cm에 80kg이란 체형을 만들었다. 선수 생활 내내 자신의 약점이었던 마른 체형도 노력으로 극복했다.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이태규(22)는 현역 복무 기간 매일 5km씩 런닝을 뛰고 산을 누비며 복귀 이후 시간을 준비했다. 그리고 전역 이후 하루 7끼씩을 먹으며 증량을 한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최고 구속도 입대 이전 147~8km에서 훌쩍 늘어난 153km를 기록하며 올 시즌 새로운 우완 파이어볼러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부상으로 1군에서 꽃 피우지 못했던 재능, 이태규는 이제 ‘자신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늘어난 나이와 체중만큼 공에도 힘이 붙었다. 최고 구속은 어느덧 147~8km에서 153km로 훌쩍 늘었다. 아직 밸런스를 찾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에 더 빨라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태규가 현재 좌완 중심의 KIA 마운드 유망주들 가운데 우완 파이어볼러로 입지를 세울 수 있을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음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당시 진행했던 이태규와의 인터뷰 2편 일문일답이다.

“예전에는 야구가 쉬웠는데, 알고나니 야구가 참 어렵다.”
복귀 이후 첫 마무리 캠프 합류 소감은 어땠나. 경쟁 의식이 드는지

캠프를 한 번도 온 적이 없었다. 20-21살때는 매번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면 아프고 그래서 그 시즌마다 매번 재활군에 있었다. 그래서 처음 캠프를 와봤다. 처음이어서 더 그런진 모르겠는데 운동 강도가 높다 보니 내 것만 하는 것도 바쁘더라. 컨디션 챙기고 공 던지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바빠서 사실 투구 연습장에서 옆 레인 사람들도 못 보고 있어서(웃으며), 내 것에만 집중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또 훈련이 힘드니까 선수들끼리 ‘으샤으샤’하는 것도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던진 공들은 얼마나 만족스럽나

공 자체는 마음에 드는 것들이 있긴 한데, 확실한 내 밸런스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 걸로 만드는 걸 많이 신경 쓰고 있다.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하다보니까 해야 될 것 들이 너무 많더라. 피칭 터널이나 그런 것들도 많이 고심 중이다.

피칭터널, 릴리스포인트, 디셉션 등을 디테일하게 알고나서 던지는 것의 차이가 있나

알고 나니까 야구가 어렵다. 원래는 ‘야구가 정말 쉽다’고 생각했는데 되게 큰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런 포인트들을 알게 되니까 내가 안됐을 때 사례들이 왜 안됐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니까 운동할 때 조금은 동력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겠다. 그런 것들 말이다.

‘야구가 쉬웠다’는 표현대로 예전에는 참 쉽게 공을 뿌렸던 것 같다. 입대 전 자신과 지금의 자신은 어떻게 달라졌나

그냥 ‘손으로만 공을 던졌던 것’이더라. 어떻게 보면 조금은 타고난 부분이었는데 그거 하나만 믿고 던졌던 것 같다. 하체의 이용이나 상체의 회전력 등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팔로만 던졌기 때문에 굉장히 부족했다. 사실 지금 나도 그 당시를 ‘굉장히 못났다’라고 할 만큼은 좋아지진 않아서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번 겨울은 ‘나의 투구’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가 될까

그렇다. 내 마음대로 던질 수 있는 공이 한 세 가지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2개가 조금 덜 되는 것 같다. 직구 1개에 변화구 1개가 아직은 될까 말까 하는 정도인 것 같아서, 3개 구종을 마음대로 던질 수 있는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볼배합 등도 고민해 보고 싶다. 또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나, 수비 같은 것도 군 공백으로 오래 하지 못해서 그런 것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자신 있는 변화구는 무엇인가

지금은 솔직히 우투수가 던질 수 있는 건 다 던지고 있다. 경기 때도 던질 수 있는 건 커브, 커터, 체인지업 정도다. 여러 가지를 다 생각하고 있다. 변화구 던지는 것에 원래도 거부감은 없어서 다 시도해보고 있다.

이태규는 188cm의 큰 신장에 67kg의 깡마른 체형도 노력으로 극복했다. 이제는 188cm-80kg이란 이상적인 체형이 됐다. 겨울 동안 죽을 각오의 노력으로 더 증량해 구속도 늘릴 계획이 있다. 사진=김원익 기자
직구 구속은 얼마까지 나왔나

복귀 후에 퓨처스 경기에서 153km까지 나왔다. 마음먹은대로 될 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늘리려 하고 있다.

제대 이후 증량 과정을 거치며 더 늘어난 건가

그렇다. 증량 하고 나서 (원래 147km보다) 더 늘었는데 증량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두 달 반 동안 매일 7끼를 먹으면서 10kg을 겨우 늘렸다. 겨울 동안 조금 더 죽을 마음으로 해서 증량이 된다면 구속도 더 늘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스피드는 사실 여태까지 더 내려고 하면서 던졌던 적은 없다. 그냥 ‘온 힘으로 던진다’는 마음으로 던진다. 그렇게 따라왔던 과정이어서 일단 몸을 더 챙기면 ‘속도도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구속을 늘리는 것에만 목표를 둔 것이 아니어서 더 긍정적일 수 있겠다

나 역시 그랬기에 복귀 후 과정들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불과 수개월만에 그만한 성과를 냈다는 게 놀랍다

20세, 21세 시즌에는 최고 구속이 147km였고 평균이 142~144km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뭐랄까 나이가 들면서 힘이 강해지는 것도 느껴진다. 또 군대에서 매일 4~5km씩 꼬박 꼬박 런닝을 하고 등산을 하다보니 발목 힘이 더 강해진 것도 있다. 당시는 조금 무리를 했었는데 현재는 잘 관리 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당장은 1군에서 경기를 할 때 ‘팀에 폐가 되지 않는 것’이 우선 목표다. 그게 이뤄진다면 임팩트 있는 경기를 남기는 게 일단 다음의 목표다. ‘내 공이 이 정도까지 된다’는 걸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 또 나 스스로도 느껴보고, 1군이 어떤 정도의 수준인지를 알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만 22세에 군 복무까지 마쳤다. ‘이태규의 야구’는 이제부터라고 봐도 될까

야구를 잘하고 있지는 않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2022년 좋아진 것만큼 2023년에도 좋아지고 또 2024년에도 더 좋아진다면 언젠가는 계속 잘 하는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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