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산에서 5km 뛰었던 이태규의 야구는 이제 시작 ?2편 [MK인터뷰]
<KIA에 153km 비밀병기 있다! 하루 7끼 먹으며 절치부심 ?1편>에 이어.
특수전 산악여단에 자대배치를 받은 이후,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이태규(22)는 매일 4~5km씩 런닝을 뛰며 산을 누볐다.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하며 보냈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제대 이후에는 매일 하루 7끼를 먹고 치열하게 운동하는 과정을 거쳐 3개월 간 10kg을 증량해 신장 188cm에 80kg이란 체형을 만들었다. 선수 생활 내내 자신의 약점이었던 마른 체형도 노력으로 극복했다.
이태규가 현재 좌완 중심의 KIA 마운드 유망주들 가운데 우완 파이어볼러로 입지를 세울 수 있을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음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당시 진행했던 이태규와의 인터뷰 2편 일문일답이다.
캠프를 한 번도 온 적이 없었다. 20-21살때는 매번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면 아프고 그래서 그 시즌마다 매번 재활군에 있었다. 그래서 처음 캠프를 와봤다. 처음이어서 더 그런진 모르겠는데 운동 강도가 높다 보니 내 것만 하는 것도 바쁘더라. 컨디션 챙기고 공 던지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바빠서 사실 투구 연습장에서 옆 레인 사람들도 못 보고 있어서(웃으며), 내 것에만 집중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또 훈련이 힘드니까 선수들끼리 ‘으샤으샤’하는 것도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던진 공들은 얼마나 만족스럽나
공 자체는 마음에 드는 것들이 있긴 한데, 확실한 내 밸런스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 걸로 만드는 걸 많이 신경 쓰고 있다.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하다보니까 해야 될 것 들이 너무 많더라. 피칭 터널이나 그런 것들도 많이 고심 중이다.
피칭터널, 릴리스포인트, 디셉션 등을 디테일하게 알고나서 던지는 것의 차이가 있나
알고 나니까 야구가 어렵다. 원래는 ‘야구가 정말 쉽다’고 생각했는데 되게 큰 착각이었던 것 같다. 그런 포인트들을 알게 되니까 내가 안됐을 때 사례들이 왜 안됐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니까 운동할 때 조금은 동력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겠다. 그런 것들 말이다.
‘야구가 쉬웠다’는 표현대로 예전에는 참 쉽게 공을 뿌렸던 것 같다. 입대 전 자신과 지금의 자신은 어떻게 달라졌나
그냥 ‘손으로만 공을 던졌던 것’이더라. 어떻게 보면 조금은 타고난 부분이었는데 그거 하나만 믿고 던졌던 것 같다. 하체의 이용이나 상체의 회전력 등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팔로만 던졌기 때문에 굉장히 부족했다. 사실 지금 나도 그 당시를 ‘굉장히 못났다’라고 할 만큼은 좋아지진 않아서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번 겨울은 ‘나의 투구’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가 될까
그렇다. 내 마음대로 던질 수 있는 공이 한 세 가지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2개가 조금 덜 되는 것 같다. 직구 1개에 변화구 1개가 아직은 될까 말까 하는 정도인 것 같아서, 3개 구종을 마음대로 던질 수 있는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볼배합 등도 고민해 보고 싶다. 또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나, 수비 같은 것도 군 공백으로 오래 하지 못해서 그런 것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자신 있는 변화구는 무엇인가
지금은 솔직히 우투수가 던질 수 있는 건 다 던지고 있다. 경기 때도 던질 수 있는 건 커브, 커터, 체인지업 정도다. 여러 가지를 다 생각하고 있다. 변화구 던지는 것에 원래도 거부감은 없어서 다 시도해보고 있다.
복귀 후에 퓨처스 경기에서 153km까지 나왔다. 마음먹은대로 될 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늘리려 하고 있다.
제대 이후 증량 과정을 거치며 더 늘어난 건가
그렇다. 증량 하고 나서 (원래 147km보다) 더 늘었는데 증량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두 달 반 동안 매일 7끼를 먹으면서 10kg을 겨우 늘렸다. 겨울 동안 조금 더 죽을 마음으로 해서 증량이 된다면 구속도 더 늘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스피드는 사실 여태까지 더 내려고 하면서 던졌던 적은 없다. 그냥 ‘온 힘으로 던진다’는 마음으로 던진다. 그렇게 따라왔던 과정이어서 일단 몸을 더 챙기면 ‘속도도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구속을 늘리는 것에만 목표를 둔 것이 아니어서 더 긍정적일 수 있겠다
나 역시 그랬기에 복귀 후 과정들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불과 수개월만에 그만한 성과를 냈다는 게 놀랍다
20세, 21세 시즌에는 최고 구속이 147km였고 평균이 142~144km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뭐랄까 나이가 들면서 힘이 강해지는 것도 느껴진다. 또 군대에서 매일 4~5km씩 꼬박 꼬박 런닝을 하고 등산을 하다보니 발목 힘이 더 강해진 것도 있다. 당시는 조금 무리를 했었는데 현재는 잘 관리 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당장은 1군에서 경기를 할 때 ‘팀에 폐가 되지 않는 것’이 우선 목표다. 그게 이뤄진다면 임팩트 있는 경기를 남기는 게 일단 다음의 목표다. ‘내 공이 이 정도까지 된다’는 걸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 또 나 스스로도 느껴보고, 1군이 어떤 정도의 수준인지를 알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만 22세에 군 복무까지 마쳤다. ‘이태규의 야구’는 이제부터라고 봐도 될까
야구를 잘하고 있지는 않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2022년 좋아진 것만큼 2023년에도 좋아지고 또 2024년에도 더 좋아진다면 언젠가는 계속 잘 하는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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