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철강·화학도 ‘빨간 불’…실물경제 총체적 부진
[앵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지면서,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기업들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습니다.
이미 지난 분기 낙제점을 받은 반도체를 비롯해, 화학, 철강 등 산업 전반에서 부진이 예상되며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려했던 수출 감소가 현실이 됐습니다.
올 들어 열흘 동안 집계된 수출액은 138억 달러, 조업일수 평균으로 따지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넘게 줄었습니다.
특히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에서 적자를 간신히 면했고,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조 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종희/삼성전자 부회장/지난 6일 : "경기침체의 장기화, 국제정세 불안 및 공급망 리스크, 기후변화까지 각종 위기들이 중첩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올해입니다.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D램 등 주요 제품의 가격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해외 경쟁업체는 이미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김양팽/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조금씩 (반도체 시세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로, 다른 수요 산업들이 성장을 하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겠죠."]
철강과 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제조업도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분의 1로 쪼그라들 걸로 예상되고, LG화학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0% 넘게 감소할 거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13대 주력산업 가운데 지난해보다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건 조선, 2차전지, 자동차, 바이오 4개 뿐.
나머지 9개 분야는 모두 마이너스로 전망됩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어떻게 되느냐 그게 가장 큰 변수인 것 같은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이 늘어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올해 상반기에는 좀 고전할 거다..."]
환율과 금리, 유가 등 국제 정세가 불확실하게 맞물리는 상반기까지는 수출 업종의 실적 보릿고개를 감내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입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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