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어묵 맛본 김건희 여사… 탁현민 “나 때는 달랐는데”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의 대표 시장 격인 서문시장을 찾은 데 대해 “제가 알기로는 이미 2번 이상 간 것 같다”라며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평가라는 게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에 평가하긴 어렵다”라며 “대통령의 공개 일정은 대통령의 철학이다. 윤 대통령이 시장 방문을 많이 한다면 윤 대통령이 시장에 가지고 있는 철학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주로 대구 서문시장을 가는데 문재인 정부 때도 시장 방문을 했다. 그때 제일 먼저 고려한 것은 이전에 방문한 적이 있느냐 없느냐다”라며 “특정 한 군데만 가는 것은 상당히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고 실제로도 편파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올해는 대구에 갔으면 내년에는 광주에 가는 게 상식적인 기획의 카테고리”라며 “두 번째는 시장에 가면 무엇을 할 거냐. 가장 많이 하는 게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먹고 떡볶이 먹고 떡 사 먹고 따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규제혁신전략회의 참석차 대구를 찾으면서 서문시장을 들렸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전통시장은 민심이 모이는 곳이고 민심이 흐르는 곳”이라며 “어려울 때도 우리 서문시장과 대구 시민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오늘 기운을 받고 가겠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그걸로 과연 시장 방문의 어떤 의미를 살릴 수 있을까. 시장 방문이라는 건 실제로 재래시장의 물건값이 얼마나 싼지 거기에 얼마나 따뜻한 말들이 오가는지 이걸 보여주고 싶은 것 아니냐”라며 “(문재인 정부 때는)그해 신문들이 발표한 제수용품 (유추 비용)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돈으로 드리고 그 돈으로 품목을 그대로 사보게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두 분이 돈이 모자라면 좀 깎기도 하고 돈이 남으면 좀 더 드리기도 하면서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국민들에게 보여줬다”라며 “우리 때는 비닐봉투 안 쓰기, 장바구니 쓰기 이런 게 캠페인이 있었기 때문에 에코백도 들고 유리 상자도 들고 가서 장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장에 사진 찍히러 가는 게 아니다”라며 “그런 모습들, 그런 디테일들을 보여줘야 시장 방문의 의미가 살고 왜 우리가 재래시장에 국민들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도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모든 행동과 말은 그냥 할 수 없다. 다 해석되기 때문에 그냥 생각없이 했다면 그 순간부터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이 아니다”라며 “문 전 대통령이 과묵한 인식이 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본 거로는 과묵하게 할 수밖에 없는 거다. 원래 품성도 과묵하겠지만 대통령이 가볍게 말을 할 수가 없는 자리인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없이 조선일보 인터뷰를 한 데 대해선 “얼마나 편하냐. 특정 언론사 한 군데와 본인들을 아니라고 하겠지만 일정 정도 조율이 됐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라며 “게다가 라이브가 아니었잖나. 얼마든지 편집도 가능했을 거다. 그런 기자회견이라면 365번도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에서 ‘탁현민 같은 사람이 없나. 탁현민을 찾는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데 대해선 “왜 없는지 알 것 같다”라면서도 “답을 하진 않겠다. 어떤 사람, 필요로 하는 게 없을 때는 이유가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정치나 정치적인 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경험한 것이나 알고 있는 상식 바깥의 일들에 대해서 아무 소리 안 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며 “한 명의 시민으로서 또 한 명의 연출가로서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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