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위협에 도망쳤다? 발자국 보니 영양

오영훈 2023. 1. 12.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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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9일 이탈리아 주요 신문들의 1면을 차지한 건 늑대였다.

이탈리아 북부 산골마을 울티모에서 여성 두 명이 늑대들에게 위협받아 도망쳤다는 내용이었다.

23세 여성 두 명이 해발 2,620m 지점을 등산 중이었는데 늑대들이 나타나 위협하기에 멀리 도망쳤다고 한다.

이 사건이 이탈리아 언론을 떠들썩하게 한 이유는 늑대 살상이 이탈리아 내에서 최근 수년 동안 큰 논란거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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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위협을 1면 사진으로 실은 이탈리아 지역지 '돌로미텐'. 사진 익스플로러스웹.

지난 11월 9일 이탈리아 주요 신문들의 1면을 차지한 건 늑대였다. 이탈리아 북부 산골마을 울티모에서 여성 두 명이 늑대들에게 위협받아 도망쳤다는 내용이었다. 23세 여성 두 명이 해발 2,620m 지점을 등산 중이었는데 늑대들이 나타나 위협하기에 멀리 도망쳤다고 한다. 두 명은 신속하게 구조 요청을 했고 헬기까지 출동해서 동물들을 쫓아내기에 이르렀다. 구조대는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겁에 질린 여성들을 차량까지 무사히 안내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 늑대가 서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애초에 늑대가 사람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일은 극히 적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의문을 가진 지역 산림청에서 동물이 남긴 발자국을 조사한 결과, 문제의 동물은 늑대가 아니라 샤모아 영양이었다.

이 사건이 이탈리아 언론을 떠들썩하게 한 이유는 늑대 살상이 이탈리아 내에서 최근 수년 동안 큰 논란거리였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가축에 피해를 주는 늑대의 살상을 허가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탈리아에서 1971년부터 늑대 살상은 불법이다.

이탈리아에는 현재 2,000여 마리의 늑대가 서식한다. 정부에서는 축사 관리 철저, 전기 담장 설치, 경비견 활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늑대로 인해 가축이 죽으면 얼마간의 보상금이 지급되지만 농부들은 이것만으로 늑대로 인한 손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2017년에는 전체 늑대의 5%를 살상할 수 있는 법령이 일부 지역에서 통과되었고, 그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월간산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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