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리는' 스태프 단 3명...'촌극' 피해는 흥국생명 선수들에게
[마이데일리 = 인천 최병진 기자] 흥국생명의 훈련은 스태프 3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건설과의 ‘2022-2023 도드람 V리그’ 4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2-3(28-30, 20-25, 25-16, 25-21, 11-15)으로 패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갑작스럽게 권순찬 감독이 팀을 떠났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경기 운영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라고 밝혔으나 거짓말이었다. 흥국생명의 모기업인 태광그룹의 고위층이 선수 기용에 개입했고 이를 권 감독이 거부하자 자리를 강탈했다.
논란은 계속됐다. 국생명은 GS칼텍스전을 대행을 맡았던 이영수 코치가 떠나고 6일 권순찬 감독의 후임으로 김기중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이 계속되자 김기중 감독이 감독직을 고사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10일 김기중 감독 감독직 고사 소식과 함께 사과문을 발표했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동안 김대경 대행이 팀을 이끈다.
감독과 수석코치가 함께 팀을 떠나면서 스태프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권순찬 감독과 이영서 수석코치가 팀을 떠난 이후 훈련은 기존의 김대경 대행과 최지완 코치에 배구 경력이 있는 전경훈 전력분석관이 함께 진행을 했다. 흔히 말하는 선수들에게 공을 때릴 수 있는 스태프가 단 ‘3명’으로 진행된 훈련이었다.
김대경 대행은 현대건설과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일단 제가 나가는 순간부터 배구를 할 수 있는 스태프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선수들을 위해서 남으려고 한다. 또한 갑자기 외부의 배구인이 들어오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 훈련은 현대건설전에 맞춰서 스태프들과 미리 준비를 해서 계획대로 진행을 했다”고 전했다.
경기는 팽팽했다. 흥국생명이 김연경과 옐레나의 쌍포를 중심으로 경기를 펼쳤고 현대건설도 양효진과 황연주의 활약이 빛났다. 두 팀은 1세트부터 1, 2위 다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듀스 접전을 펼쳤다. 현대건설이 1, 2세트를 먼저 따냈으나 흥국생명은 3, 4세트를 승리하며 반격에 나섰다. 5세트에서도 접전 끝에 세트 막판 현대건설이 연속 득점을 따내면서 승점 2점을 챙겼다.
비록 흥국생명은 패했지만 폭풍과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여전한 강력함을 자랑했다. 때문에 스태프 3명으로 진행된 훈련에 대한 씁쓸함이 크다. ‘윗선’의 선택은 악수로 이어지고 있고 피해는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사태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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