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평 헬스장·무인 라면가게…'재택 종식' 기업들의 직원 달래기 '고심'

최은수 기자 2023. 1. 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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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카카오, 3월부터 사무실 출근 우선으로 근무제 전환
사내식당 증설·고정석 마련 등 사내시설 개선 나서
재택근무 종료한 넥슨도 사내식당 증설·셔틀 운영 확대
넷마블, 500평 규모 헬스장 신사옥에 열어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 전경(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IT기업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업무 정상화 수순을 밟으면서 구내식당 등 사내복지 강화에 힘쓰고 있다. 2년 넘게 큰 복지로 여겨졌던 재택 근무가 종료되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여전한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1일부터 전면 출근 제도 전환을 앞둔 카카오는 구내식당을 증설하고 고정석을 늘리는 등 재택근무 종료 채비에 나섰다.

카카오 관계자는 "직원들이 오피스 근무에 불편함이 없도록 업무공간 재구성과 춘식도락 등 오피스 시설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기존에도 사내식당 운영에 힘써왔다. 지난해 10월 판교 신사옥 내 사내식당 ‘춘식도락’에 무인 라면점 ‘카카오라면’을 열어 이례적 메뉴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10가지가 넘는 종류 중 직원이 선호하는 라면을 골라 직접 인덕션에서 끓여먹는 ‘셀프 조리’ 방식이다.

춘식도락은 현재 중식과 석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식·양식·팝업·포장 메뉴 중에 고를 수 있다. 이밖에도 춘식도락에는 ‘반반피자 피맥세트’, ‘투움바파스타 오지치즈후라이’,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옛날 도시락’ 등 이색 메뉴뿐 아니라 수시로 바뀌는 팝업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넥슨도 판교 본사 옆 건물에 사내식당을 증설하는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일부터는 셔틀버스를 증편해서 운영하고 있다. 앞서 넥슨 경영진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제작 과정에서 더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택근무 종료 유지를 선언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6월 전면 출근 체제 전환과 함께 구내식당에 친환경 샐러드볼과 비건 메뉴를 제공하는 ‘프레시 보울’ 코너를 신설, 직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넷마블 구로 신사옥 지타워에 오픈한 사내 헬스장(사진=넷마블 공식 유튜브) *재판매 및 DB 금지

넷마블도 작년 6월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한달 뒤 셔틀버스 운영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구로 신사옥에 복지 강화 차원에서 500평 규모의 초대형 피트니스 센터 ‘지피트(G-FIT)’를 정식 오픈했다.

네오위즈는 전 직원에게 저녁만 무료로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세 끼 모두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자율 재택 근무 체제는 유지되고 있지만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이 늘어나면서 복지 강화 차원에서다.

이같은 복지강화가 사무실 출근을 유도하는 결정적 요소가 되기는 어렵지만 전면 출근제도에 적응이 필요한 직원들을 달래는 복지 혜택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사내식당 메뉴가 좋아졌다거나, 시설이 개선되는 것은 체감할 수 있는 복지 요소이긴 하지만 재택근무를 포기할 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2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근무 방식에 불만을 다수 제기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여전히 순환 재택근무나 직원 자율에 맡기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도입하는 IT기업들도 많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졌고 사무실 출근이 보다 더 효율적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다수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축소하는 수순을 밟는 추세다.

실제 SK텔레콤은 내달 1일부터 재택근무 횟수를 주 1회로 제한한다. 카카오 그룹은 본사에 이어 공동체들도 속속 근무제 전환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정부의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 해제에 맞춰 재택근무를 종료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내달부터 '오피스 퍼스트' 근무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다만 직원 반발은 고민거리다. 특히 핵심 인재인 개발직군의 경우 직업 특성 상 컴퓨터만 있으면 업무가 가능해 재택근무를 많이 선호하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종료될 경우 직원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재택근무 때문에 아예 주거지를 사무실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겼던 직원들은 사무실 복귀에 난감해진 상황이다.

근무제 전환에 대한 불만이 커진 영향으로 카카오 본사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과반을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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