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렸던 인텔 새 CPU 등장…'위기의 D램' 구원투수 기대감

문창석 기자 2023. 1. 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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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4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 공식 출시
'DDR5' 시장 본격 확대 예상…"하반기 D램 수요 증가"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출시 미디어 설명회에서 나승주 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인텔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주도하는 인텔이 반도체 업계가 1년 이상 기다렸던 새로운 서버용 프로세서를 본격 출시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신제품이 D램 업황 반등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코리아는 전날(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자사의 서버용 CPU 브랜드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4세대 모델(사파이어 래피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현존하는 CPU 중 가장 많은 12개의 가속기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였다. 또 워크로드 처리시 3세대 모델보다 와트당 성능이 평균 2.9배 높고 전력 효율을 높여 필요 소비 전력도 줄였다. 전력 최적화 모드에선 최대 70와트 낮은 전력으로 구동된다.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인텔코리아 제공)

특히 사파이어 래피즈는 D램 최신 규격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를 지원하는 첫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는 이 제품이 차세대 DDR5 D램 시장의 개화를 가져올 핵심이라고 본다.

DDR5는 기존 DDR4보다 속도는 2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약 30% 높은 고부가가치 메모리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대다수의 기업들은 향후 서버 확대시 DDR5 기반 서버로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공급업체들은 이미 DDR5 기반의 서버용 D램 개발을 완료하면서 새 시대를 맞을 준비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12나노미터급 16기가비트(Gb) DDR5 D램을 선보였고 SK하이닉스도 기존 제품보다 속도가 80% 더 빠른 DDR5 D램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DDR5를 지원하는 CPU가 없어 새 D램을 개발하고도 시장에 공급하지 못했다. 당초 인텔은 지난해 상반기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할 예정이었고 메모리 기업들도 이 일정에 맞춰 DDR5 개발·공급 계획을 세웠는데, 수율 문제로 출시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이들 기업의 DDR5 D램 양산도 줄줄이 밀린 것이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의 약 80~90%를 점유하고 있어 출시 지연으로 인한 여파가 더욱 컸다. 특히 일부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 데이터센터를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가 지연되면서 서버 교체를 올해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파이어 래피즈가 예정대로 출시됐다면 서버용 D램 교체 수요가 늘어나 메모리 업황 부진의 충격이 조금은 작아졌을 것"이라며 "메모리 업황 반등에 있어선 공급 업체들의 감산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출시 미디어 설명회에서 나승주 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인텔코리아 제공).

업계는 사파이어 래피즈의 본격 출시로 데이터센터 CPU 교체가 늘어나면서 DDR5 D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의 점유율은 20.1%를 기록해 DDR4 점유율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40.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가 지연되면서 서버 교체 수요가 쌓여있기에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수익성 면에서도 DDR5 D램은 기존 DDR4 대비 30% 이상 높아 D램 공급업체들의 매출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에서 서버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서버용 D램 시장의 확대는 전체 메모리 시장의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D램 전체 시장에서 서버용 D램의 매출 비중은 34.4%로 가장 높았다. 모바일용 D램의 비중은 30.5%였으며, PC용 D램은 17.9%였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공식 출시 전인 지난해 말부터 대형 일부 고객사에 초도 물량이 납품되기 시작했지만 업계에선 본격적인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올해 1~2분기 중 시작될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한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는 이르면 올해 2분기에서 늦어도 하반기쯤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선임연구위원은 "메모리 업황 반등을 위해선 규모가 큰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이 회복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로 DDR5로의 전환이 많이 이뤄지고 낸드플래시도 살아나면 올해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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