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친환경 선박 ‘메탄올 대세론’에 신중... “모든 연료 기술 개발할 것”
HD현대는 차세대 선박 연료 경쟁이 아직도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에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에 고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 후보들 모두 공급 부족이나 기술적 한계 등을 이유로 어느 하나 대세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최근 글로벌 해운사와 화주(貨主) 등이 다수 채택하면서 ‘대세 친환경 연료’로 떠오른 메탄올에 대해 전 세계 공급량이 부족하다며 대세론에 신중한 입장이다. 메탄올과 경쟁하는 암모니아에 대해서는 독성에 대한 선주들의 우려가 과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탄올 대세론’은 지난해 암모니아 관련 기술이 답보한 가운데, 메탄올 채택선 발주량이 급증하며 등장했다. 현재 세계 선박의 97%는 황산화물을 배출하는 벙커씨유(고유황중유)를 연료로 운항한다. 황산화물은 대기오염 물질 중 하나로, 빗물과 섞여 산성비를 내리게 하고 대기 중에서 물과 반응해 대기오염 물질인 에어로솔(aerosol)을 생성한다. 이에 국제기구는 벙커씨유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을 발주하며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수소 추진선 상용화가 늦어지자 해운사들은 암모니아나 메탄올 채택선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월간 발주량에서는 메탄올 채택선이 액화천연가스(LNG) 채택선을 뛰어넘으면서 ‘메탄올 대세론’이 등장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세계 최대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Maersk Line)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19척 수주해 제작에 들어가 올해 9월부터 차례로 진수할 예정이며 중국 COSCO 해운, 프랑스 선사 CMA CGM 등도 메탄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철광석의 30% 안팎을 공급하는 초대형 화주 브라질 발레사도 지난달 메탄올 추진선 발주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탄올 대세론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메탄올은 머스크에게는 답이 될 수 있다. 머스크는 제일 먼저 움직여 친환경 메탄올 연료 공급계약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린 메탄올은 공급 자체가 많지 않다. 그걸 갖고 다른 선주들이 할 수 있는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그린 메탄올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와 포집후 저장한 이산화탄소로 생산한 제품을 말한다. 메탄올 추진선은 엔진 등 주요 선박 기자재가 이미 안정화됐다는 장점이 있지만, 메탄올 역시 분자 구조에 탄소와 수소가 포함돼 무탄소 연료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메탄올을 합성하고, 연소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다시 포집하는 방식으로 탄소 발생량을 줄여야 대체 연료로서의 의미를 갖게 된다.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부사장은 “모든 선주들 입장에서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 어떤 연료를 더 쉽게 살 수 있는 선주들이 있는 반면, 어떤 선주들은 사회에서 생각하는 통념보다 독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선주들도 있다”고 했다. 메탄올과 경쟁 관계에 놓인 암모니아에 대한 일부 선주들의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김 부사장은 이어 “지금 대두되는 여러가지 친환경 연료들은 각자의 특성이 있고 그 안에는 장단점이 있어서 어떤 하나의 연료가 나머지를 제치고 앞서간다고 말씀드리기가 지금은 좀 어렵다”면서 “그 어떤 것이 결국 대세가 되더라도 누구보다 그것을 먼저 시장에 내어놓을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기술을, 최선을 다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가까운 시일 내에 수소를 기존 연료와 섞어 연소하는(30% 혼소) 선박도 적극적으로 영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소비 에너지의 약 30% 규모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친환경 선박도 건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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