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M 최대주주 치고오른 막내아들… 3세 승계 가시화

김희용 회장, 자녀에게 지분 증여
차남 김식 전무, 단숨에 최대주주로

농기계 기업 TYM의 김희용(81) 회장이 최근 세 자녀에게 총 300억원어치의 지분을 증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차남인 김식 최고제품책임자(CPO·전무)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2세 경영 36년째를 맞은 TYM이 올해를 기점으로 3세 승계에 박차를 가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벽산그룹 창업주 고(故) 김인득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벽산그룹 부회장을 지내다 1987년부터 벽산그룹 계열사 동양물산기업(현 TYM)을 이끌었다. 동양물산기업은 2004년 벽산그룹으로부터 계열을 분리해 별도 기업집단이 됐다.

TYM 이사회. 가운데가 김희용 회장과 김소원 전무. 맨 우측이 김식 전무. /TYM 제공

김 회장은 슬하에 세 남매 김태식(50), 김소원(45), 김식을 두고 있다. 각각 TYM에서 최고생산책임자(CM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제품책임자를 맡고 있다. 장녀 김소원 전무와 차남 김식 전무는 2015년 4월부터 등기이사로 올라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소원 전무는 동양물산기업 홍보담당 이사, TYM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고 김식 전무는 동양물산기업 해외마케팅팀장, 자재구매본부장, TYM 상품전략본부장을 거쳤다.

회사 주식 지분을 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김 회장이 16.68%로 줄곧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 왔다. 세 남매의 지분은 장남 2.86%, 장녀 1.64%, 차남 8.13%였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김 회장은 자신의 보유 주식 2541만5260주 가운데 43%에 달하는 1096만9470주를 세 자녀에게 365만6490주씩 각각 증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 지분은 9.48%로 줄었고 세 남매의 지분은 장남 5.26%, 장녀 4.04%, 차남 10.53%로 차남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차남 지분은 장남의 두 배에 달하고, 이사회 구성원인 장녀보다도 6.5% 앞선다. 다만 여전히 김 회장의 지분이 9% 이상 남아있고, 아내 박설자씨 지분과 합치면 11.5%가 넘기 때문에 누구에게든 이 지분을 몰아주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편집부

거액의 증여로 오너 일가는 총 150억원가량의 증여세 부담을 안게 됐다. 증여주식가액은 증여일 앞뒤 2개월의 평균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되는데 지난해 10월 말부터 최근까지 TYM 주가가 2200~2800원을 유지한 것을 감안하며 주식 증여분은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여일 당시 주가는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식 증여는 50% 세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중견기업의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최대 500억원 한도의 가업상속공제도 대상이 아니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중견기업의 경우 연 매출 4000억원 미만이어야 하는데 TYM은 2021년 841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2년 매출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TYM 측은 이번 증여와 관련해 “오너의 개인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