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 ‘K-퍼거슨’ 향해…‘곽대장’ 곽희주 “만능 지도자가 꿈”
[스포티비뉴스=광주(경기도), 박건도 기자] “한 팀을 오래 맡는 지도자가 되겠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감독으로 성장하고 싶다.”
'푸른피의 남자' 곽희주(42) 동원대학교 감독은 수원 삼성에서 308경기를 뛴 명실상부 K리그 레전드 수비수다. 2017년 은퇴 후 프로 무대를 떠나 유소년 축구부터 차근차근 제2의 축구 인생을 그려가고 있다.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곽 감독을 만난 지난 10일, 그는 경기력 향상에 몰두 하고 있었다. 현역 시절 끈적이는 수비로 포항 스틸러스 시절 이동국(전 전북 현대)의 짜증을 유발했던 모습은 없었지만, 지도자의 카리스마로 무장된 모습이었다. 그는 “동원대 축구부 감독에 부임한 지 일주일이 됐다.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 만족스러운 날들을 보내는 중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동원대는 올해 U리그2(대학 2부리그 격) 5권역에서 4위를 기록했다. 객관적으로 강팀은 아니다. 지금껏 분석하고 느낀 축구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영상 시청과 분석에 그치지 않았다. 배운 것들을 적용하고 필드에서 직접 느끼고 있다. 오직 선진 축구만을 따라 하려는 건 아니다.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전술을 운영하려 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3년 프로 생활 속에서 느꼈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는 데 온 시간을 쏟고 있었다. 곽 감독은 선수들과 같은 건물에서 단칸방 생활 중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일상생활까지 책임지는 담임 선생님 역할을 자처했다. 곽 감독은 “선수 시절을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았다. 경기 도중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잘 풀어내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해소하고 싶었다. 어린 선수들을 돕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결과는 중요치 않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위주로 설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과 세대 차이가 있다.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라며 “일상생활은 풀어주지만, 훈련 2시간만큼은 최고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매 순간 진지하게 임하도록 강조한다. 학생들을 관찰하고 훈련 프로그램도 직접 짜고 있다. 혼자만의 싸움 중이다”라고 밝혔다.
개인 시간마저도 축구 공부에 투자하고 있는 곽 감독이다. 국내뿐만 아니다. 세계적인 강팀들을 분석해 실전에 적용하려 한다. 곽 감독은 “리버풀 같은 강한 압박을 구사하는 팀을 눈여겨보고 있다. 체계적인 움직임을 통해 상대를 몰아붙이는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라며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운영 방식도 좋아한다. 강팀들의 강점과 약점 모두 분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이미지를 타파하려 한다. ‘곽대장’, ‘곽투지’로 불릴 만큼 터프한 수비로 정평이 났던 그다. 곽 감독은 “솔직히 똑똑한 선수는 아니었다. 축구를 잘 몰랐던 것 같다. 투지와 끈기로 승부를 걸어야만 했다”라며 “아이들은 달랐으면 하다. 축구를 더 이해하게끔 도와주고 있다. 오랜 선수 생활을 위해서라도 영리한 플레이를 구사했으면 좋겠다.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꿈이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곽 감독은 뚜렷한 목표를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수원 시절 플레잉코치 이후 유소년 축구부터 성인 선수 감독까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화성 U-12, 매탄고등학교 코치, 원삼중학교 감독, 화성 U-15 감독직을 통해 지도자로서 한층 성장 중이다.
그는 “선수들과 같이 성장하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연령별 감독직을 모두 경험 중이다”라며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배우고 있다. 프로에서도 매년 감독이 원하는 선수로만 팀을 구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어렵지만 그 속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주어진 틀 안에서 성과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2월 정시모집까지 추가 선수를 모집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축구에 진심인 선수들과 함께 건강한 팀을 꾸려나가고 싶다. 화성 U-15 감독, 매탄고 코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동원대에서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지금껏 지도자 생활을 되돌아본 곽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 예비 선수로 함께한 수원의 '소년 가장' 오현규(21)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매탄고 코치 시절 오현규를 지도한 바 있다.
고교 시절 오현규를 회상한 곽 감독은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한방이 있는 선수였다”라며 “고등학생 때부터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이미 프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고 있는 듯했다. 오현규처럼 작품 같은 선수를 배출하고 싶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 한 명에 집중하지 않겠다. 팀 구성원 모두가 발전하게끔 도와주는 지도자로 알려지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당찬 포부도 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7년간 지휘한 알렉스 퍼거슨(81) 경처럼 한 팀을 오래 맡는 것이 목표다. 국내 감독 중 롤모델로는 전북 현대를 10년 넘게 지휘한 최강희 감독을 꼽았다. 곽 감독은 “최 감독님처럼 한 팀에서 오랜 기간 팀을 지휘하는 감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능력과 가치도 인정받고 싶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감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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