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자폭 테러, 탈레반 "20명 사망"…IS "우리 소행" 주장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또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탈레반 정부 직원 등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탈레반 정부 관계자와 목격자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오후 카불 아프간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 가방을 든 한 괴한이 폭탄을 터트렸습니다.

공보부 간부인 우스타드 파리둔은 "자폭범은 외교부 청사로 진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하지만 이 폭발로 정부 직원 등 20명이 사망했고 많은 이가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인근의 한 병원은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외교부 인근 도로에 여러 구의 시신이 놓인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날 외교부에는 중국 대표단이 방문할 예정이었다고 탈레반 측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폭 테러 당시 외교부에 중국 대표단이 머물렀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테러가 발생하자 탈레반 당국은 현장으로 치안 병력을 급파해 주변 경계를 강화하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최근 아프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상당수는 IS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IS는 지난달 12일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카불 호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대사관, 지난달 2일 파키스탄 대사관 등 카불 주재 외국 대사관을 겨냥한 공격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에는 카불의 군 비행장 인근에서 폭탄 공격을 감행, 10명 이상을 숨지게 했습니다.

IS와 탈레반은 같은 이슬람 수니파 계열이지만 관계가 매우 나쁩니다.

IS는 미국과 시아파 등을 대하는 탈레반의 태도가 온건하다고 비난해왔으며 2021년 8월 탈레반 재집권 후 곳곳에서 테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홍갑 기자gapl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