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中 떠받치는 日..관광시장 당장 타격은 없다지만
한국이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에서 넘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하자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의 여행교류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벌써부터 제주~홍콩 노선이 직항노선이 취소되는 등 양국 관광교류가 빠르게 경색되는 분위기다.
비자 발급을 위해 중국 대사관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등 기업 비즈니스 같은 일부 상용 여행시장의 타격이 예상되지만 여행업계에선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일본시장이 버티고 있어서다. 여행을 비롯해 호텔·카지노 등 관광시장 전반에서 당분간 일본시장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1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단기비자발급에 따른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 발생 이후 홍콩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관련 패키지(PKG)와 개별여행(FIT) 상품을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풀고 여행재개를 예고했지만, 우리 방역당국의 입국자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새해 들어서도 큰 변화는 없는 편이다. 무엇보다 항공노선이 복구되지 않은 데다, 중국 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우려로 여행수요도 아직 '제로(0)'에 수렴해 이번 조치에 대한 체감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여행시장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모두 일본에 쏠려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 입국자 격리의무와 PCR(유전자증폭) 검사의무 해제 등 실질적인 여행을 가로막는 방역규제들이 전면 해제된 것과 맞물려 일본과의 여행교류가 재개된데 따른 영향이다. 역대급 엔저로 시간과 비용 접근성이 모두 뛰어나단 점에서 잠재 여행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 관광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의 34%가 한국인,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13%가 일본인으로 조사됐다. 아웃바운드 시장의 경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일본시장(약 20%)이 차지한 비중을 크게 상회한다. 주요 여행사들이 동남아와 함께 일본 여행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근거리 나라 중에선 일본이 영향력이 워낙 크고, 항공노선도 빠르게 복구되고 있어 업황 회복에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번 비자발급 중단으로 일본시장의 반사이익이 커지고 있다. 설 연휴 해외여행수요에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1월20~24일)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원은 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15% 증가했다. 이 중 30%가 일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좋은여행 1월20일부터 사흘 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8300명 중 2979명(36%)이 일본행을 예약했다.
여행업계에선 당분간 국내 여행시장이 일본과 동남아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노재팬(일본여행 불매)처럼 중국여행 보이콧도 발생할 가능성도 나온다. 해외여행이 정치·경제·질병 같은 외생변수에 민감한 탓이다.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출입국과 관련한 양국의 대치가 지속되면 중국 여행심리 자체가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다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만 677만명이 찾으며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약 1750만명) 중 38.6%를 차지한 중국(홍콩·마카오 포함) 시장의 비중을 고려하면 한중 여행경색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클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2027년까지 방한 외국인 3000만명 유치를 제시한 관광당국의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아울러 외국인 카지노와 비즈니스 호텔 등이 중국시장 침체로 업황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노선 증편계획에 맞춰 상반기 중국 관광상품 재개를 예상했던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갈등이 오래 지속될 경우 관광시장 전반의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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