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반환 여력 없어서"…전셋값 하락발 급매물 얼마나 나올까

이예슬 기자 2023. 1. 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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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데, 최근 같은 면적의 전세 호가가 A씨가 계약한 금액보다 2억원 낮아 갭을 메우기 힘들어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 폭등한 시기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매물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감액하는 거래가 늘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벌어진 것이 감액 계약 급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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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최고점 대비 수억 깎은 감액계약 늘어
인기 없는 전세…"세입자에 가격 맞춰"
자금 여력 없는 집주인은 파는 수밖에
"급매 나올 수 있지만 대량은 아닐 것"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3.01.0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서울 잠실동 한 아파트의 전세입자 A씨는 최근 부동산으로부터 집주인이 전세와 매도 모두를 염두에 두고 집을 내놨다는 연락을 받았다. 집주인이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데, 최근 같은 면적의 전세 호가가 A씨가 계약한 금액보다 2억원 낮아 갭을 메우기 힘들어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차3법으로 전셋값이 폭등한 시기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매물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감액하는 거래가 늘고 있다. 집주인이 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당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영끌'해서 갭투자를 한 경우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줄 수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매도를 고민해야 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1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계약 비율이 13.1%까지 올랐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에서 감액 계약 비율이 23.1%로 높게 나타났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벌어진 것이 감액 계약 급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전세보다 반전세 등 보증부월세의 인기가 더 높아졌고, 전셋값은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지난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36%, 경기는 11.62%, 인천은 14.31%, 세종은 -19.79% 하락했다.

'깡통전세'의 위험이 대두되면서 전세계약을 하려는 세입자는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잠실동 B공인 관계자는 "전세물건은 통 안 나가서 손님만 오면 가격을 맞춰준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 세입자를 들이기 어려워지다 보니 보증금을 일정 수준 돌려주더라도 기존 세입자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게 된 것이다.

집주인이 을, 세입자가 갑이 된 형국이라는 게 일선 중개사들의 전언이다. 2020년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갱신 계약의 경우 계약기간 중이라도 세입자가 3개월 전에 통보하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B공인 관계자는 "얼마 전 감액된 가격으로 갱신했는데도 금액을 더 낮추지 않으면 나가겠다는 세입자들도 있어 집주인들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집값은 빠지고 금리는 높아지는데, 전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영끌'한 갭투자자는 버티기 어려운 장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처럼 버티지 못하고 손절하는 급매물을 기다리고 있다는 글도 종종 포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물이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영끌족 중에서 이자부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매도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급매물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정책변화를 기대하면서 기다릴 것이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급급매물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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