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차" 호평에도 성적은 '흠~'…현대차 日 질주 막는 허들 '셋'

정한결 기자 2023. 1. 12.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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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출 1년을 앞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일본에서 총 526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지 5개월 만에 받아든 성적표로, 판매량은 저조했지만 아이오닉5가 일본에서 한국차 최초로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는 성공했다.

11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수입차 신규등록대수 중 현대차 차량은 526대로 집계됐다. 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하면 518대다. 승용차만 볼 경우 전년보다 2252.2% 올랐지만, 현대차가 지난해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복귀한 것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크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

일본의 지난해 수입차 전체 신규 등록 대수는 30만9757대로 전년보다 10.1% 감소했다. 1위는 5만2391대의 메르세데스-벤츠가, 2위는 3만2229대의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3위는 BMW(3만887대)로, 독일 3사가 일본 수출 시장을 휘어잡은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는 판매 대수 기준으로는 슈퍼카 브랜드와 경쟁 중이다. 람보르기니(571대), 애스턴마틴(349대) 등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2월 2009년에 철수한지 13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5와 넥쏘의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고, 실질적으로 고객에 차량 인도가 이뤄진 것은 지난 7월부터로 같은 달에는 일본 MK택시와 전기차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수입차의 무덤'으로 꼽히는 일본에서 5개월 만에 재규어(1015대)의 절반 수준을 판매했다.

현대차가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려면 여러 허들을 넘어야 한다. 현대차는 넥쏘와 아이오닉5로 일본 시장을 공략했지만 일본 전기차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다. 일본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팔린 전기차는 1만7880대로 전체 판매량의 1%에 불과했다. 여전히 하이브리드(HEV)가 신차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가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설문에서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선호하는 응답자가 60%를 넘기기도 했다. 다만 '전기차 구매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9년 23%에서 2021년 30%로 오르는 등 조금씩 개선되는 상황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령화 등의 이유로 축소되는 점도 악재다. 일본에서 지난해 판매된 차량은 총 420만1321대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4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1977년(419만대)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승용차 대수가 현재의 80%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수입차 판매량도 적다. 일본은 수입차 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5%대에 머무르는 '수입차의 무덤'으로 꼽힌다. 현대차도 2001년 첫 진출 이후 2009년까지 현대차의 일본 누적 판매량은 1만5000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현대차의 새 도전이 판매량보다는 한국차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의의를 두는 이유다.

실제로 판매량은 저조해도 현지에서는 호평 일색이다. 출시 초기부터 일본 언론들은 "아이오닉5가 일본 전기차와는 격차가 크다"고 평가했으며, 아이오닉5는 결국 지난해 일본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자동차가 일본 '올해의 차' 수상 명단에 오른 것은 아이오닉5가 최초다. 당시 아이오닉5는 BMW iX,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르노 아르카나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수입차 시장은 한국처럼 고급차 위주라서 그 물량이 적은 편"이라며 "현대차가 시장의 10%를 차지해도 약 3만대 수준으로, 판매량 측면에서 현대차에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일본이 한 때 세계 최고의 자동차 산업을 갖췄다는 점에서 그 시장을 완전히 안 할 수는 없다"며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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