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성공 위해" 몸 낮추는 나경원…'비윤' 경계하고 지지층 포섭
尹 대통령과 직접적인 갈등 피하고 차기 당권경쟁 대비 행보
(서울=뉴스1) 박기범 이밝음 기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외치며 몸을 한껏 낮추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공개비판을 받은 상황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각을 세우고 있다는 이미지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여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부위원장 사의를 표명한 나 전 의원은 이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부위원장 사의를 표명한 당일 오후 늦게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출마에 대한 질문에 "대한민국과 국민의힘, 대통령께 어떤 결정이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11일)에는 3차례의 공개 행사에서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외쳤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서울 동작을)인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의 미래에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 중 인사말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겠다고 한다. 동작구에서도 윤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줄 것이냐"고 물으며 당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행사를 마친 후에는 자신의 사의 표명을 듣지 못했다는 대통령실의 입장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도 그럴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절대 화합"이라고 건배사를 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나 전 의원의 건배사에 친윤계 맏형으로 불리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주 잘했다"며 여러차례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자신의 행보가 윤 대통령과 갈등으로 비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현직 대통령과 갈등하는 모습 자체가 여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부담스러운 만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력 당권주자로서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란 분석도 있다. 나 전 의원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30.7%로 1위를 차지하며 김기현 의원(18.8%), 유승민 전 의원(14.6%), 안철수 의원(13.9%) 등 경쟁자를 따돌렸다.
해당 조사는 나 전 의원과 대통령실과 갈등 구도를 형성한 지난 6일 이후 실시된 것으로,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갈등 속에서도 여전히 지지층에서 높은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이 높은 경쟁력에도 윤심이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번 전대에서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모습이 계속해서 연출될 경우 자신의 지지세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 메시지를 지속해서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가 윤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겠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시선도 있다. 이로 인해 친윤계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위원장이 나 전 의원의 건배사에 ‘잘했어’라고 반응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전대 출마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전에는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 측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전(1월14일)에 입장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전날 '문정인, 나경원이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에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펠로시 하원의장,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는 부위원장 사의를 표명한 후 첫 메시지로, 보수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전대 출마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친윤계가 김기현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부정적 기류가 있는 만큼 출마하기 어려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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