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진에 인플레까지…고용한파 닥친다

이지은 2023.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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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취업자 증가폭 둔화 지속 전망
정부 "일자리 전담반 등 대책 마련"
전문가 "재정일자리도 완충 작용"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가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으나, 월별 증가폭은 7개월 연속 둔화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 고용에서 증가폭이 넉 달 만에 3분의 1 토막 났다. 양질의 일자리가 큰 폭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는 경기 침체 여파로 고용 한파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1만6000명 증가했다.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수준의 증가 폭이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연간 취업자 증가분이 80만명을 넘어선 건 1987년(84만9000명), 2000년(88만2000명)에 이어 세 번째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1%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올랐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68.5%)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802만8000명으로 132만2000명(19.7%)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1957만8000명으로 49만9000명(2.5%) 감소했다.

하지만 월별 증가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을 정점으로 하반기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2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증가 폭은 6월 80만명대로 내려 앉은 뒤 9월 70만7000명, 10월 67만7000명까지 떨어졌다. 12월에는 50만9000명으로 더 줄었다.

지난해 취업 시장은 코로나19 일상 회복, 수출 호황, 방역·돌봄 수요, 정보기술(IT) 일자리 확대 호황을 견인하는 요인들이 있었다. 반면 올해는 세계 경제 상황과 맞물려 취업자 증가 폭이 매우 줄어들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특히 제조업에서 고용 부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제조업은 17개 산업군으로 분류된 전체 취업 시장에서 최대 규모인 16.1%(12월 기준)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12월 제조업의 취업자 수 증가폭은 8만6000명으로 9월 이후 4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8월 제조업의 취업자수 증가폭이 24만명에 달했던 걸 감안하면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비대면 거래의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금융보험업은 12개월째, 도소매업은 43개월째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최근 들어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발표한 ‘1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 위주의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경기가 내려오는 모습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둔화 진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수출은 1년 전보다 9.5% 감소해 전월(-14.0%)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작년 11월 -29.9%, 12월 -29.1% 등 수출 감소폭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취업자 증가를 ‘이례적 호조세’로 해석했다. 증가 폭 감소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이나, 경기 둔화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성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장기 추세로 복귀하는 올해는 △일자리 전담반(TF) △맞춤형 취업 지원 △취약계층 지원 강화 △ 규제 혁신 및 신산업 육성 △노동시장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선제 대응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기 시작한 게 내수 경기에 영향을 주면서 일자리로도 연결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 재정일자리도 완충 작용을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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