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폭등' 구원투수 스페인산 수입란…"공급망 다변화"

오종택 기자 2023.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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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미국도 AI 확산·고물가에 계란값 뛰어 수입 어려워
스페인산 황색란에 크기나 맛도 유사…검역도 유리
"시범 도입 후 가격 폭등 시 주요 공급처 가능할 것"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 2023.01.10.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 오종택 박영주 기자 = 정부가 스페인산 계란 121만개를 시범적으로 수입하기로 했다. 현재 계란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지만, 향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경우 계란값 폭등에 대비해 미리 공급망을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개는 지난 10일부터 국내에 순차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직접 구매해 이르면 15일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와 식자재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계란 수입은 고병원성 AI가 추가로 확산될 경우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한 수입선을 미리 확보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올해 겨울 고병원성 AI가 전년보다 22일 일찍 발생했고 철새가 이달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산란계 농장에서 추가로 고병원성 AI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 10일까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는 총 61건 발생했다. 이 중 산란계 농장 확진은 21건으로 집계됐다.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 3곳 중 1곳은 산란계에서 발생했다는 계산이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계란 가격도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0일 기준 계란(특란 30구) 가격은 6628원으로 평년(5609원)보다 18.2%(1019원) 올랐다.

앞서 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계란을 수입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도 고병원성 AI 확산과 고물가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계란 수입이 어려워지자 스페인으로 눈을 돌려 공급망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국내에 부족한 물량을 즉시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계란을 수입할 경우 미국 일리노이주, 오하이오주 등 3개 주(州)에서 80% 이상 진행했는데 최근 고병원성 AI 때문에 미국산 계란 수입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고물가로 (미국산 계란) 가격까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페인산 계란 수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산 계란 구별법(사진=농식품부) *재판매 및 DB 금지


국영무역을 통해 수입되는 계란은 우선적으로 수출국의 위생 검사를 거치게 된다. 이후 국내에서도 통관 절차가 끝나기 전에 검역과 수출 검역증명서, 유통기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검사가 진행된다.

또 제품과 서류의 품질 일치 여부, 보존·보관 상태, 변질·부패, 이물질 함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현물 검사와 동물용 의약품, 살충제 등 잔류물질을 검사하는 정밀검사 등 위생 검사 절차도 실시한다. 이러한 검사 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통관되며 식용란 선별 포장업체를 통해 물 세척과 소독을 거친 후 시중에 유통된다.

스페인산 계란은 시중에 주로 유통되는 국내산 계란과 같은 황색란이다. 다만 국내산 계란은 껍데기(난각)에 10자리(산란일자+농장 고유번호+사육환경)로 표시하는 한편 스페인산은 농장 고유번호 없이 5자리(산란일자+사육환경)로 표기된다. 포장재에도 원산지가 표시되므로 소비자도 수입 계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산 계란은 맛과 색깔 등 국내산 품질과 거의 동일하지만, 가격은 국내산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기장군의 한 농장에서 방역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한 채 고병원성 AI 방역소독을 펼치고 있다. 2022.12.20. yulnetphoto@newsis.com


우리나라의 하루 계란 유통량을 4400만개로 추정할 때 이번에 국내로 유입되는 스페인산 계란 121만개는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정부는 향후 계란 수급 상황을 본 후 스페인뿐 아니라 미국 내 AI가 발생하지 않은 주 등으로부터 부족한 신선란 물량을 추가로 수입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하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 "지금 시범적으로 수입을 추진해 놓으면 향후 검역이나 위생 검사 등 과정이 수월해져서 앞으로 효율적인 주요 수입선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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