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원자재시장 혼란 끝나간다…"천연가스·원유·석탄값 안정"

윤재준 2023.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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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이글포드의 셰일 유전.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시장의 혼란이 끝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와 배런스 등 경제 전문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우려됐던 차질이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 보도하고 있다.

에너지 및 원자재 정보업체 S&P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츠도 올해 천연가스와 원유, 석탄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모두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값, 우크라 전쟁 이전 수준으로 급락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은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국제 밀 가격은 60%, 석탄 가격은 70% 가까이 올랐다. 러시아가 많이 수출하는 니켈과 팔라듐,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했다.

러시아가 자동차 부품에 많이 사용되는 팔라듐과 플래티늄 생산량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7%, 10%지만 우려됐던 공급 차질은 없었고 자동차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안정될 수 있었다.

국제유가는 전쟁 발발 다음달인 지난해 3월 배럴당 13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세계 원유 수출 2위 국가인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제재로 공급량이 줄면서 급등했으나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떨어지면서 최근 배럴당 80달러 이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월 부셸(27.2kg)당 12.53달러까지 올랐던 밀 가격은 지난 10일 8.48달러에 거래됐다.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유로화도 달러 대비 가치가 지난 3개월동안 7% 상승하면서 최근 유로당 1.07달러대를 보이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글로벌 침체 발생 가능성 경고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지목됐다.

노르웨이 에너지 연구기관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석유시장 연구 전략가 호르헤 레온은 야후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와 글로벌 경제 둔화가 유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봉쇄령을 해제한 중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인해 앞으로 유가를 추가로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일 미국 CBS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길게는 6개월동안 중국의 봉쇄령 해제로 코로나19가 대거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제조 활동은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 앞으로 수개월간은 석유 수요가 적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살아나는 美 셰일업계…에너지시장 전망 엇갈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봉쇄령으로 매출이 급감해 파산이 늘었던 미국의 셰일 에너지 개발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 정부 소유 토지에서 프래킹(수압파쇄법)을 제한하자 업체들은 사유지에서 셰일 석유와 가스 채굴을 늘리고 있다.

3년전 32개에 불과했던 체사피크의 미국 남부 가동 시추공은 현재 69개로 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 경제의 회복 같은 호재에 대표적인 셰일 기업 체사피크 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1~9월 순익 13억달러(약 1조6200억원)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2021년초 재상장 이후 2배 오르면서 주주들에게 배당금 8억달러를 지급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해외에서 미국산 천연가스와 석유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이윤 마진이 급증하고 있어 셰일 개발업체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성급하게 투자하면서 채무가 불었던 2020년 이전과는 달리 최근의 미국 셰일 개발 붐은 확장 보다 순익에 더 우선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또 생산된 에너지가 미국 내수용 보다는 수출이 더 많이 되고 있다.

S&P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츠는 현재 추세라면 미국의 LNG 수출량이 2030년까지 2배 많은 하루 216억㎥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셰일 개발업체들은 세계가 화석 연료, 특히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을 앞당겨 줄이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 텍사스공대 경제학 교수 티머시 피츠제럴드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뚜렷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며 갑작스런 정책을 바꿔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시장을 보는 전문가들이 보는 올해 에너지 시장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안에 세계가 코로나19 방역에서 완전히 벗어날 경우 글로벌 석유 수요가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헤지펀드 트레이더 피에르 안듀랑은 천연가스 대신 석유 소비가 더 증가한다면 올해 하루 세계 소비량이 300만~400만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과 일부 국가들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같은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변수가 올해는 없고 여기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결국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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