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억지로 임시국회 열더니 외유 나간 민주당 ‘방탄 국회’ 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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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연이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어 안보와 경제위기 등에 관해 긴급현안질문 실시 여부를 묻는 표결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김 의장은 본회의를 개최할 상황이 아니다. 12일부터 열흘간 베트남·인도네시아를 공식 방문하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국회를 열어달라’고 하는 것은 임시국회가 이재명 대표 방탄용일 뿐이라는 지적을 의식해 연극을 하는 것이다.
김 의장의 동남아 순방을 수행하는 여야 의원은 4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이달 중 해외 출장이 예정된 국회의원은 최소 34명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20명이다. 민주당은 임시국회를 열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하더니 정작 소속 의원들은 한꺼번에 국회를 비우고 있다. 1월 임시국회가 오직 이 대표 방탄용으로 열렸다는 사실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 같다. 지난주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임시국회 소집에 반대하자 “차라리 ‘외국 나가고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했었다. 그런데 국회가 열렸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이 더 많이 외국에 나간다.
애당초 1월 임시국회는 열릴 이유가 없었다. 민주당은 주 52시간 추가 연장 근로 등 각종 일몰 법안 처리를 소집 명분으로 들었지만 굳이 1월 중에 서두를 사안이 아니었다. 연말에 터진 북한 무인기 사태도 이유라고 했지만 핑계였을 뿐이다. 혹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할까 봐 국회 문을 계속 열어두려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한 대비도 마친 상태다.
그제 이 대표의 검찰 출두 현장엔 당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 의원 43명이 동행했다. ‘방탄 출두’라는 말도 나왔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국민에게 이 대표 방탄을 몸소 보여줬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외에도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10여 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모두 민주당과는 무관한 이 대표의 개인 의혹들이다. 이 모든 경우에 ‘방탄 출두’하고 ‘방탄 국회’를 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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