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뛰어넘는 AI 검색엔진… MS도 13조 투자

변희원 기자 2023. 1. 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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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이해하고 작업… ‘생성테크’가 일상속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개발한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에 최대 100억달러(약 12조4800억원) 투자를 고려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MS의 스타트업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오픈AI가 최근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290억달러(약 36조원)로 2021년(140억달러)에 비해 1년여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 투자가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지만, 생성테크(generative tech) 분야에는 투자가 몰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술이 발달하면 구글의 검색엔진, 포토샵의 사진 편집, 디지털 비서인 시리·알렉사와 같은 IT 서비스가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이용자들이 사람과 얘기하듯 컴퓨터와 편안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생성테크(generative tech)



글, 문장, 오디오, 이미지 같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생성 인공지능(AI)과 이를 활용한 기술을 통칭한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서 대상을 이해했다면 생성 AI는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킨다. 대표 주자인 챗GPT는 머신러닝(기계 학습)으로 인간의 언어와 지식을 습득해 이용자와 인터넷 채팅을 하듯 대화할 수 있다. ‘DALLE(달리)-2′는 초거대 데이터와 기계 학습을 통해 입력한 문장을 토대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준다.

◇생성테크, “인터넷 처음 나왔을 때와 비슷”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작년 생성테크 분야에 몰린 투자는 최소 78건에 투자 금액은 137억달러에 이른다. 앞선 5년간의 생성테크 누적 투자액과 맞먹는 수치다. 생성 AI 스타트업 재스퍼는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15억달러를 인정받아 1억2500만달러를 모았고, 다른 기업인 스태빌리티 AI는 같은 달 기업가치 10억달러로 1억100만달러를 확보했다.

생성테크의 등장이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의 느낌”(뉴욕타임스)에 비견될 정도로 각광받는 이유는 이 기술이 검색엔진, 온라인 상거래, 교육, 패션, 엔터테인먼트에 광범위하게 접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MS가 오픈 AI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도 챗GPT가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한 구글을 이길 무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와 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는 자사 검색엔진 빙(BING)과 워드·엑셀 등 사무용 프로그램에 챗GPT를 탑재한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람처럼 답을 하는 챗GPT가 탑재되면 ‘광화문 맛집’을 입력해 검색하는 게 아니라 “5인용 방이 있고, 금액은 1인당 2만~3만원으로 콜키지 가능한 광화문 인근 분위기 있는 식당을 찾아줘”라고 입력해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구글도 자체 개발 AI를 검색과 여러 서비스에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최초 공개된 구글의 AI 최신 버전인 람다2가 검색에 적용되면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검색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예컨대 ‘채소 가꿀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입력하면 AI가 채소를 가꾸기 좋은 장소·추천 작물·관리 방법 등을 리스트로 만들어 알려주고, 추가적인 팁도 요약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구글 직원과 일부 학자를 위한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공개돼있다.

◇검색, 패션, 이커머스에 활용되는 생성테크

국내 IT 기업들도 생성테크를 개발하면서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수퍼컴퓨터와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AI ‘하이퍼클로바’ 는 실제 현재 네이버 서비스에도 적용되어 있다. 예컨대 네이버쇼핑에서 열리는 특별 할인전 일부는 AI가 처음부터 기획해서 만든 것이다. 상품 선정, 할인전 홍보 문구까지 AI가 MD(상품기획자)처럼 활약한다. 카카오는 지난 9일 이미지 생성 AI ‘칼로’를 공개했다. 이미지 1억8000만장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해 빛, 그림자까지 조절해가면서 정교하게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LG AI연구원는 자사 AI ‘엑사원’을 활용해 디자인 전용 플랫폼인 ‘엑사원 아틀리에’를 만들었다. 문장, 단어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여장으로 학습한 이 생성 AI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해 뉴욕 패션위크에선 패션 디자이너 박윤희와 손잡고 엑사원을 기반으로 디자인한 옷을 선보였다.

생성테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 웨인힐스브라이언트AI는 지난 8일 막을 내린 ‘CES 2023′에 글을 영상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들고 나왔다. 문자나 음성을 영상으로 제작해 한번에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준다. 금융 상품 약관이나 보험 상품, 은행 예금 설명서처럼 복잡한 글 내용을 영상으로 보여줄 때 쓰일 수 있다. 미국 스타트업 레버리AI는 생성AI를 패션에 접목시킨 기술을 CES에서 선보였다. 사용자가 실제로 판매하는 옷을 입은 모습을 온라인에서 보여주고 어울리는 조합까지 찾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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