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는 마법의 모자… 아이의 성향·성격·적성까지 알려줄 것”

황규락 기자 2023. 1. 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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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콘퍼런스서 최신연구 소개

치매 등 질병 진단에 사용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활용해 개인 성격과 적성, 학습 능력까지 분석,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뇌과학 콘퍼런스에서는 MRI로 뇌를 찍어 사람의 성향과 성격·적성 등을 파악하는 최신 연구 동향이 소개됐다. 미국 예일대 MRI 센터 토드 콘스타블 교수는 “MRI를 통해 특정 행동과 뇌의 연결 고리를 파악할 수 있다”며 “특정 인지 능력에 따라 뇌의 어떤 부분이 달라지고 이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행동으로 구현되는지 알아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지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마빈 천 미국 예일대 교수도 “영화 ‘해리포터’에서 마법의 모자를 쓰면 모자가 그 사람의 성격과 사회성, 재능 등 모든 것을 말해주는데, MRI가 마법의 모자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와 척수, 근골격계 질환 진단에 주로 사용돼 온 MRI는 해상도가 올라가고 분석 기법이 발달하면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과 결합해 뇌의 특정 질병을 예측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가 일으키는 ‘뇌 위축’ 현상의 위축 정도를 계산해, 앞으로 치매가 얼마나 더 진행될지 예상하는 식이다. 미 하버드 의대에서는 태아의 뇌를 MRI로 찍어 사회적 행동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섬엽의 크기를 분석, 자폐스펙트럼이 일어날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MRI로 질병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성향과 성격·적성 등을 탐구하는 것까지 가능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MRI로 촬영한 아이의 뇌를 분석해 수학적 사고나 독해 능력, 예술 창의성, 사회화 등 여러 영역 중 어떤 부분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또래보다 뒤처지는 부분은 어디인지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적 능력과 관련 있는 뇌 부위 활동량이나 패턴 등을 수치화해 또래 연령대와 비교하는 방식이다.

뇌 분석 기업 뉴로게이저 이대열 최고과학책임자는 “뇌의 부분별로 이른바 ‘뇌 나이’를 계산할 수 있어서, 어떤 부분이 또래보다 높고 낮은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뇌의 각 부위 구조 변화나 활동성 등을 추적하다 보면 특정 능력이 어디까지 발달할 수 있는지도 예측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뇌 MRI를 통해 사람의 성격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연구는 아직 태동기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뇌과학 교수는 “뇌 구조별로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연구는 상당히 진전돼 있지만 개인차가 커서 MRI 데이터만으로 예측하는 건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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