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빗장 풀고 일본엔 초강경...美동맹 갈라치기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1. 12.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호주 관광 가라”... 석탄도 수입
駐호주 中대사 "양국 관계 호전" - 샤오첸 호주 주재 중국 대사가 10일 캔버라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 관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군사 일체화를 추진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중국이 2년여간 대립 관계였던 호주와 관계 정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샤오첸 주호주 중국대사는 10일 캔버라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23년은 중·호 관계에 있어 비범한 해”라면서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중·호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났고, 페니 웡 호주 외교 장관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다”면서 “양국은 의견 차이를 건설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된 후, 중국 대사가 호주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호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반면 샤오첸 대사는 일본에 대해선 “일본은 2차 대전 때 호주를 침공해 호주 국민을 살해했다”며 “일본 정부는 아직도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역사는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년 넘게 중단해온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결정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명확히 했다. 중국 거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자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우강철과 전력 회사 3곳에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를 허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9일 “중국의 호주 석탄 수입 재개는 실리적 목적보다 상징적 의미(symbolic importance)가 더 크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안정적으로 석탄을 공급 받고 있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하는 것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제스처”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중·호 관계 회복을 위해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중국 항공사들이 호주행 항공편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어 호주 방문 중국 여행객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남방항공은 이달 30일부터 광저우 출발 항공편을 매일 운행하고, 중국국제항공·동방항공 등도 호주행 항공편을 주 3회로 늘릴 계획이다. 호주도 한국 등 세계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했는데도 이 같은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이다. 중국 최대 리튬 공급 업체인 톈치리튬은 최근 호주의 리튬 광산 인수에 나섰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 ‘하얀 석유’로 불리는데 톈치리튬은 리튬 광산을 소유한 호주의 이센셜 메탈스를 6억3200만 위안(약 1200억원)을 들여 인수할 계획이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악화일로였다. 호주 정부가 코로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에 대한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압박 정책에 동참하면서 중국은 2020년 10월부터 호주의 대중 주력 수출품인 석탄·밀·보리·와인 등에 대해 통관을 강화하거나 수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일본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밀착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에 나서자, 대중(對中) 전선을 약화시키기 위해 호주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지난해 들어선 호주의 노동당 정권이 중국에 덜 적대적이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페니 웡 호주 외교 장관은 지난달 중·호 수교 50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해 외교·전략대화를 갖고 무역·방위 분야 등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호주관광청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호주를 방문한 여행객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은 140만명이었다. 이들의 지출 규모는 124억달러(약 15조5000억원)였다. 투자은행 JP모건은 7일 보고서에서 중국 여행객과 유학생들이 호주로 돌아오면 호주의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1% 성장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