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몽돌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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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바닷가에서 잔물결에 비치는 몽돌을 보며 자신과 마주한다.
바위가 깨지는 순간 날벼락을 맞는 것 같지만 그것은 몽돌이 되어가는 시작이다.
둥글고 옹골찬 몽돌이 되기까지 누군가 나를 이끌어 주고 도움을 주어 오늘의 내가 있다고 감사한다.
몽돌이 잔잔한 물을 만나 더 선명하고 고운 색깔로 비치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그 도움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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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위 부서질 때 시작인 줄 알았을까
찍히고 부딪칠 때 둥글 줄 알았을까
옹차게 담아 온 날들 쓰다듬는 잔물결
마주친 걸음걸음 일구는 살림살이
도움인 줄 몰랐던 거친 흔적 만나는 날
아린 곳 아물지 못한 수수께끼를 푼다
시인은 바닷가에서 잔물결에 비치는 몽돌을 보며 자신과 마주한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순간을 몽돌과 마주하며 의문형으로 일깨우고 있다. 바위가 깨지는 순간 날벼락을 맞는 것 같지만 그것은 몽돌이 되어가는 시작이다. 찍히고 부딪히는 순간순간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길이다. 둥글고 옹골찬 몽돌이 되기까지 누군가 나를 이끌어 주고 도움을 주어 오늘의 내가 있다고 감사한다. 몽돌이 잔잔한 물을 만나 더 선명하고 고운 색깔로 비치는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그 도움은 지속된다. 살다보면 도움인 줄 몰랐던 거친 흔적은 얼마나 많은가. 어쩌면 그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선택이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여기면, 자신을 채찍질하지 않으면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담담하게 생을 뒤돌아보며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 오늘에 이르렀음에 감사하는 시인의 모습이 여유롭고 평안해 보인다. 매끈하게 다듬어질 그 때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를 깨고 부술 목표를 세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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