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뿜은 양효진·황민경… 현대건설, 흥국생명 또 제압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미국)가 없어도 여자배구 현대건설은 강했다.
현대건설은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2위 흥국생명과 벌인 원정 경기에서 2시간 25분 풀세트 혈투 끝에 3대2(30-28 25-20 16-25 21-25 15-11)로 이겨 4연승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승점 53(19승2패)으로 흥국생명(승점 48)과의 승점을 5로 벌렸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도 3승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21경기를 치르면서 딱 두 번 졌다. 2022-2023시즌을 시작하면서 역대 리그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인 15연승을 달리다 지난달 25일 KGC인삼공사, 29일 흥국생명에 2경기 연속 패했다. 야스민의 부상 공백이 컸다.
리그 정상을 놓고 다투는 두 팀은 첫 세트부터 불꽃이 튀었다. 현대건설은 28-28 듀스에서 양효진의 속공 성공으로 앞서나간 뒤 행운의 득점으로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때린 스파이크를 현대건설 고예림이 반사적으로 디그해 냈고, 공이 흥국생명 쪽으로 곧바로 넘어갔는데 리베로 김해란이 아웃되는 줄 알고 몸을 숙여 피했다. 그러나 공이 라인에 닿아 현대건설 득점으로 인정됐다. 흥국생명은 인아웃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독 불가’로 현대건설이 1세트를 따냈다. 비디오 판독 불가이면 원심이 유지된다. 기세를 잡은 현대건설은 이후 두 번째 세트도 30분 만에 따냈다.
하지만 흥국생명 선수들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특히 김연경은 3, 4세트 동안 각각 양 팀 최다인 8점과 7점을 터뜨리며 경기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 갔다. 그는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어퍼컷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5세트는 11-11로 치열하게 맞선 상태에서 순식간에 승부가 갈렸다. 이다현과 황민경의 연속 블로킹으로 현대건설이 승기를 잡았고, 흥국생명 김다솔의 범실에 이어 고예림의 서브가 코트 가운데 빈자리에 꽂히면서 경기가 끝났다.
이날 베테랑 양효진(21점)이 팀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가장 많은 득점을 꽂아 넣으며 허리 부상으로 결장 중인 야스민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황민경(15점), 정지윤(14점), 황연주(12점), 이다현(10점) 등 다섯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고르게 활약하며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31점), 김연경(24점), 이주아(13점) 등을 앞세웠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4연승을 마감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을 올려준 게 승리 요인이었다”면서 “5세트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끝까지 버티자고 했고, 선수들이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며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야스민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팀워크가 잘 나오고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도 선수들이 굴하지 않고 한다는 느낌이 좋다”고 했다. 현재 재활 중인 야스민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5라운드부터 뛸 수 있을 전망이다.
대전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선두 대한항공이 최하위 삼성화재를 3대1(25-17 25-22 21-25 27-25)로 꺾으며 3연승했다.
/인천=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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