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더한 ‘홀로그램’, 우리 일상 바꾼다
홀로그램·텔레포테이션 결합한
‘홀로포테이션’ 같은 응용 기술 등장
순간이동, 이른바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은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으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기술로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손오공)이 행성을 오가며 지구인을 구할 때 사용하던 초능력이다. 이를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홀로포테이션(Holoportation)’이라는 기술로 의료진을 지구 밖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꿈같은 시대가 열린 것이다.
홀로포테이션은 ‘홀로그램(Hologram)’과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을 합성한 말이다. 실물에 대한 홀로그램을 생성하고, 특정 공간에 그 홀로그램 영상을 전송해 재현함으로써 그 공간에 마치 실물이 존재하는 것 같은 효과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홀로그램 기술은 전통적으로 실감 콘텐츠 재현을 목적으로 주로 연구되었으나, 이제는 홀로포테이션과 같은 응용기술의 개발로 인류의 사회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역할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물리적, 정신적 교류 단절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때에 홀로그램 기술은 비대면 진료, 원격 지도와 같은 응용 서비스를 위한 핵심 원천 기술이 된다. 이를 활용하면 인류의 고립감을 기술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주목받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나 ‘메타버스(Metaverse)’와 같은 비대면·원격 협업을 위한 기술 또한 궁극적으로 홀로그램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발전시켜가는 응용 서비스의 예로 꼽힌다.
홀로그램은 기원전 300년경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의 양안시차(兩眼視差) 연구에서부터 15세기 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원근법 연구, 19세기 영국의 찰스 휘트스톤의 입체거울 실험, 20세기의 데니스 가보르의 홀로그래피 연구에 이르기까지 아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상적인 홀로그램은 완전한 입체감을 재현하는 기술로 관찰자가 응시하는 곳에 하나의 상으로 부피감 있게 존재해야 하며, 수정체의 초점 조절에 반응 가능하고, 위치에 대응하여 물체의 자연스러운 측면이 관찰되는 운동시차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홀로그램 기술은 재현 가능한 영상의 크기에 비해 장치의 부피가 지나치게 크고, 홀로그램의 해상도나 품질에 비해 비용이 너무 높아 실질적인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산업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와 같이 원근법을 이용한 시각적 착시로 입체감과 공간감을 제공하는 ‘유사 홀로그램’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에서의 홀로그램의 적용은 시기상조일까. 대답은 당연히 “아니요”다. 이상적인 홀로그램은 아니지만,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초다시점(Super Multi-View) 디스플레이, 근안(Near-Eye Display) 디스플레이 등 완전입체 효과를 제공하는 고도화된 입체 영상 재현 기술의 개발을 통해 이상적인 홀로그램을 효율적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체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한 실증 연구를 통해 일상에서의 홀로그램 응용 서비스가 운용되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CT, MRI 등 기존 의료 영상을 3D 모델로 자동 변환해 2D 모니터가 아닌 홀로그램 장치로 재현하고, 의사가 영화 ‘아이언맨’에서 묘사된 것과 같이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홀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몸을 투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며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소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군수 분야에서는 전차 내부의 조종사가 전차 외부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방위 상황 정보를 홀로그램으로 재현하고, 이를 관찰하면서 안전하게 전차를 조종하는 기술이 개발돼 국산 전차에도 적용됐다. 이와 유사하게 원격지 지휘관이 현장의 경계 감시 업무를 수행 중인 병사의 1인칭 시점 영상으로부터 수집되는 경계 감시 인식 정보를 홀로그램 장치로 관제하는 홀로그램 기술이 개발돼 실제 전투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홀로그램 기술은 전에 없었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홀로그래픽 비대면 화상회의, 홀로그래픽 인공지능 비서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홀로그램 응용 서비스를 통해 인류 사회의 일상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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