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자 장사·영업시간 단축 속 사라지는 은행 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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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가 사라지고 있다.
그나마 영업 중인 은행 점포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조처를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은행 점포와 영업 시간 감소가 동시에 이뤄지는 셈이다.
점포가 줄고 영업시간이 단축되는데도 은행권은 호황을 누리는 것은 역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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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가 사라지고 있다. 부산의 경우 최근 5년간 문을 닫은 은행 점포가 99곳이나 된다. 전국적으로는 993곳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비대면 금융 거래가 확산되면서 줄어든 은행 영업시간은 복원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거래 등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 소외자들의 불만은 늘어나는 현실이다. 반면 은행권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장사’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흥청망청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고객 돈으로 호시절을 보내면서 정작 고객 불편에는 아랑곳 않는 ‘배짱 장사’나 다름없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은행 점포 수는 480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 579곳과 비교할 경우 100곳 가까운 은행 점포가 폐점한 것이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운용하는 BNK부산은행을 비롯해 경남·국민·하나·우리·신한은행 등 은행권 모두가 해마다 점포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은행 업무도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 금융 환경 전환시대의 전국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영업 중인 은행 점포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조처를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직원 휴게 시간을 보장하라”는 은행 노조 요구를 수용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점심시간대 문을 닫는‘점심시간 1시간 동시사용 제도’까지 도입되는 추세다. 은행 점포와 영업 시간 감소가 동시에 이뤄지는 셈이다. 노령층 등 디지털 금융 소외자는 물론 직장인 가릴 것 없이 은행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점포가 줄고 영업시간이 단축되는데도 은행권은 호황을 누리는 것은 역설적이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서 이익이 급증한 까닭이다. 최근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연 8%대로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 연 5%대에서 3%대로 떨어졌다. 고금리에 고객 돈이 은행 예금으로 계속 몰려들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3일 현행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여 대출금리는 당분간 내려올 가능성이 적다. 지난해 53조 원을 넘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은 직원들에게 기본급 400% 안팎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점포 폐지에 따른 인력 감축 요인으로 조기퇴직하는 직원에는 수억 원대 위로금을 안기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그제 임원회의에서 고금리에 서민 시름은 깊은데, 은행은 사상 최대 수익을 내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고 비판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국민 경제 활동 불편과 단기 성과에 치중한 성과보수 체계의 문제점을 꼬집은 것은 은행권이 새겨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에 앞서 고객 중심의 점포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인 책임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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