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연구팀. 30여년간 못했던 '오목한 탄소 소재' 합성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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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공동연구팀이 음의 곡률을 가져 오목한 형태를 띠는 새로운 탄소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로드니 루오프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팀이 중국 과학기술대와 공동으로 새로운 탄소 소재 '장주기 규칙성을 갖는 다공성 탄소(LOPC)'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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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공동연구팀이 음의 곡률을 가져 오목한 형태를 띠는 새로운 탄소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소재는 상온에서는 반도체, 저온에서는 금속의 성질을 갖는다. 이론으로만 예측됐던 이상적인 물질인 '탄소 슈왈차이트'의 실현 가능성도 확인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로드니 루오프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팀이 중국 과학기술대와 공동으로 새로운 탄소 소재 '장주기 규칙성을 갖는 다공성 탄소(LOPC)'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탄소 소재는 원자 배열에 따라 연필심, 다이아몬드, 그래핀 등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새로운 탄소 구조의 발견이 학술적·산업적으로 가치가 높은 이유다. 탄소 소재는 노벨상과도 인연이 깊다. 1996년 노벨 화학상은 탄소 원자 60개가 공 구조를 이룬 '풀러렌' 개발 공로, 2010년 노벨 화학상은 그래핀 개발 공로를 인정받은 과학자에게 수여됐다.
신소재로 각광받는 그래핀과 달리 풀러렌은 응용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응용을 위해서는 풀러렌의 원자 배열이나 구조를 변형시켜야 하는데 0.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지름과 안정적인 분자 구조를 화학적·물리적으로 변형하기 어려워서다. 변형에 성공한다 해도 응용가치가 있는 수준으로 대량 합성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풀러렌을 이용해 새로운 탄소 소재를 합성했다. 분말 형태의 풀러렌을 알파리튬질소화합물(α-Li3N)과 혼합한 뒤 550도까지 가열하자 풀러렌 속 탄소 간의 결합이 일부 끊어지고 인접한 풀러렌끼리 결합하며 연결됐다. 가위로 축구공을 자른 뒤 여러 개 이어 붙인 구조와 유사하다.
첨단장비를 활용해 합성된 구조를 분석한 결과 LOPC는 입체적 구조의 풀러렌이 그래핀과 같은 2차원 소재로 변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구조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LOPC의 물리적 특성을 분석해 보니 전기전도도가 낮은 풀러렌을 재료로 사용했음에도 상온에서 반도체 소자 수준의 전기전도도를 나타냈다. 절대온도 30K(영하 243.15도) 미만 저온에서는 금속 수준의 전기전도도를 보였다.
얀우 추 중국 과학기술대 교수는 "독일의 수학자인 헤르만 슈왈츠는 비눗방울 표면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음의 곡률을 갖는 구조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많은 과학자들이 이 구조를 갖는 탄소 소재 '탄소 슈왈차이트'를 합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루오프 단장팀의 선행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소 슈왈차이트와 결합이 닮은 새 소재를 합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탄소 소재들은 그래핀처럼 평면이거나 풀러렌처럼 볼록한 구조였다. 말의 안장과 같이 음의 곡률은 갖는 오목한 탄소 소재의 합성 가능성은 1990년대 제시됐지만 30여 년이 지금까지 실제 합성된 사례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탄소 원자는 주변 4개의 원자와 화학적으로 결합하는데 음의 곡률을 구현하려면 탄소 원자가 3개의 다른 원자와 결합하는 '3가 결합' 구조가 필요하다. 루오프 단장은 2010년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에 3가 결합 탄소를 최초로 합성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성과를 토대로 중국 연구팀은 3가 결합을 가진 LOPC 합성에 성공했다.
LOPC는 탄소 슈왈차이트 합성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탄소 슈왈차이트는 다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커패시터(축전기), 내부 빈 공간을 이용해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는 운반체, 넓은 표면적을 갖춘 효율 높은 촉매 등 산업적 응용가치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루오프 단장은 "이번 연구는 신물질인 LOPC를 수g 수준의 대용량으로 합성하고 구조를 규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kg 규모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1월 11일(현지시간)자에 발표됐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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