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형주에 밀린 중소형주…1월 효과 승자는
긴축 정책 완화 기대에 대형주 상승률 최고
카카오·SK하이닉스 등 상위권 포진
물가 둔화 추가 확인시 대형주 우위 전망 지속
4Q 실적 하향 여파에 지수 상단 제한적일 수도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359.53으로 마감해 전날 대비 8.22포인트(0.35%) 상승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들어 8거래일 중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코스닥 역시 이날 709.77로 마감해 전날보다 13.72포인트(1.97%) 상승했다. 1월의 반환점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이달(1월2일~11일) 코스피 상승률은 5.5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4.49%로, 코스피보다는 낮았다.
이달 말까지 추이를 살펴봐야 하지만 증권가에서 당초 내놨던 보수적인 접근과 달리 1월 효과의 기대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1월 효과는 연초 증시가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는 현상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01년 이후 1월에 13차례 상승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0.9%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5%대의 코스피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형주 위주의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보통 1월 효과는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이 연말 대주주 요건 회피, 양도소득세 등으로 매물이 출회된 후, 이듬해 1월 순매수 전환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 중소형주에 매수세가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스피 대형주의 상승률이 가장 높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규모별 지수 흐름을 분석하면 이달 코스피 대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6.14%으로 가장 높았다.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2.36%, 3.29%로 집계됐다. 코스닥 대형주 지수는 3.40%를 기록했다. 코스닥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5.10%, 5.21%으로 높은 편에 속했지만, 코스피 대형주 상승폭에는 못 미쳤다.
이달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건 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 강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발표된 12월 전미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4.6% 증가해 기대치였던 5.0%를 하회했다. 여기에 12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자지수(PMI) 49.6으로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에선 긴축 정책 강도가 조절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했다.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대형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코스피 대형주 중 상승률이 높은 종목은 지난해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부진했던 인터넷, 반도체 관련주였다. 코스피 대형주 중 상승률 1·2위는 카카오페이(377300)(23.99%), 카카오(035720)(16.57%)가 나란히 차지했다. 3위는 2차전지 소재 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6.42%)에 돌아갔다. 4위는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000660)(16.40%), 5위는 KB금융(105560)(16.29%)이었다.
증권가에선 대형주 중심의 1월 효과가 월말까지 지속되려면 물가 상승이 둔화했다는 근거가 추가로 나와야 한다는 판단이다. 오는 12일 공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12월 CPI 상승률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6.5%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임금 상승 둔화가 관찰된 가운데 미국 12월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다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연초 효과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물가 지표 안정에도 지난해 4분기 실적 하향 조정으로 지수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 지수 상승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4분기 실적 시즌에 진입하면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 속에서 지수가 크게 뻗어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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