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편파수사' 맞불?…野 '김건희특검 TF' 띄웠다
'김건희 특겁' 사실상 '법사위' 통과 어려워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체포로 李 압박 커질 듯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제법(특검) 가동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 조사에 출석한 당일 '김건희 특검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칼날에 대응해 '압수수색 0번'인 김 여사 관련 리스크로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특검법이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할 거라는 전망,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 압박이 거세질 거라는 점 등에 비춰 특검법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앞서 지난 10일 민주당은 김 여사의 특검 추진을 위한 당내기구 '김건희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구성을 완료했다. '검사 출신' 송기헌 의원이 TF 단장을 맡는다. 이외 율사 출신인 박범계, 김남국, 김용민, 소병철, 오기형 의원, 홍성국 의원 등이 TF에 합류했다.
TF 구성은 박홍근 원내대표 지시로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당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TF 조직과 조속한 특검 법안 처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의) 주가조작 문제가 연말을 거치며 많은 새로운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 과정을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 이에 따른 대응을 준비하기 위한 내부적 태스크포스를 가동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김 여사 특검법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 명시된 수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허위학력·경력 의혹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관련 뇌물성 협찬 의혹 등이 포함됐다. 박 원내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김 여사의 세 가지 의혹 중 TF는 주가조작과 관련된 사안에 초점을 맞춰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TF 소속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수사와 관련해서는 '팩트가 분명한데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한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있어왔던 상황 아닌가. 편파적 수사에 대해 일방적으로 묻히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관련해 언제든지 이야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TF 구성의 목적을 설명했다.
다만 이 의원은 "(내부에서) 특별히 진행하는 건 없다. 여러 언론을 통해 주가조작 관련 증거와 추적이 충분히 되어있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공개된 사실들에 대한 정리만 하고 있다"고 향후 TF 진행 방향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대응해 김 여사를 향한 '부실 수사' 문제를 정조준하며 맞수를 놓을 계획이다. TF 추진에 더불어 당 지도부도 특검 강공 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공식 석상에서 최고위원들은 검찰에 출석해 수사를 받은 이 대표의 모습과 김 여사를 비교하며 검찰의 '야당 탄압'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듯 모든 아내도 법 앞에 평등하다"며 "김건희 수사는 못 하는 것이냐 안 하는 것이냐. 김 여사도 포토라인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도 못하는 검찰의 모습이 비굴하다"며 "검찰은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TF를 가동해도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검법이 본회의에 오르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먼저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법안 상정 권한이 있는 법사위원장은 현재 여당 소속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라서 사실상 법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키맨'으로 불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사실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2018~2019년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의 체포와 함께 검찰이 이 대표를 더 압박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의 수사 맞불 성격으로 김 여사 특검을 띄웠으나 국민들이 보기에는 '물타기'라고 볼 수도 있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혐의와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잡힘에 따라 검찰의 수사도 진척이 있을 걸로 보여 사람들의 관심도 그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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