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제이, 아는 체 하다 위험한 자책골[TF초점]
"한국사는 단편소설 같은 느낌" 등 발언 논란
한국사 폄하 논란에 '어찌 됐건' 사과까지 논란의 연속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몇 주 훑어보면 끝나버린다. (한국사는) 단편 소설 같은 느낌."
모르는 것보다 어설프게 아는 게 더 위험하다. 엔하이픈 제이의 한국사 발언은 여러 측면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재빨리 사과문을 내놨지만, "이유가 어찌 됐건 불편하게 한 점 사과한다"는 반성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며 또 한 번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엔하이픈이 10일 한국사 발언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엔하이픈의 월드투어가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가운데, 소속사는 이날 일본 교세라돔 오사카 추가 공연 좌석 약 8만석까지 매진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하루도 안 지나서 제이가 찬물을 들이부었다. 한국사에 대한 발언이 폄하 논란으로 번졌는데, 워낙 적극적인 언행이라 실수 혹은 실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엔하이픈 성훈과 제이는 10일 위버스 라이브를 진행했다. 여기서 성훈은 "예전엔 역사가 재미없었는데 요즘 한국사가 재미있다. 기록을 너무 잘 해놔서 공부하기 재미있다"고 말했다. 역사 바로알기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 바쁜 활동 중에도 한국사를 공부하는 자세는 칭찬 받아 마땅하고 엔하이픈 팀 이미지까지 좋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제이가 재를 뿌렸다. 그는 성훈의 말에 "난 세계사"라고 말했다. 세계사를 좋아한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제이는 "역사 공부를 좋아하는데 한국사는 정보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하더니 "정보량이 많다. 하나 하나 다 기록해 놨다"는 성훈의 반박에 "몇 주 훑어보면 끝나버린다. 단편 소설 같은 느낌"이라고 굳이 한국사를 깎아내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제이는 "다른 나라는 정말 끝도 없다. 내가 여러 나라 역사를 다 봤는데 다른 나라들은 그냥 끝이 없다"며 "한국은 삼국시대 되고 나서 조금 있지 그 전에는 뭔가 훅 지나가 버린다. 공부할 때 '생각보다 왜 빨리 끝났지'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체 역사 공부를 얼마나 했기에 '여러 나라 역사를 다 봤다'는 자신감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반만년 역사를 단편소설에 비유한 제이의 생각은 확고했고 성훈의 반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아예 모르는 것보다 어설프게 아는 게 더 위험다는 말이 떠오르게 한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가수들의 영향력도 커졌다. 이들의 올바른 역사관은 우리 문화의 긍정적인 힘을 더 키우고 확산시킬 수 있다. 그게 선한 영향력이다.
NCT 도영은 2021년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한 제53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2급에 합격했다. 이후 그는 시험에 응시한 이유로 "저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주시고 믿어주시는 팬 분들이 계시기에 '더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저를 이것저것 생각하고 도전하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자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전 세계 팬들이 보는 라이브에서 한국사를 오해한 제이의 모습은 이해받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비판이 거세자 제이는 사과문을 내놨다. "한국사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인상만으로 너무 부주의하게 말을 했다.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함부로 이야기할 내용이 아니었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크게 깨닫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항상 조심하고 더 공부해 부끄럽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오롯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들이다. "이유가 어찌 됐건 엔진 여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은 자신의 언행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모르는 듯 하고,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놓고 "역사를 가볍게 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말로 회피를 해버렸다.
2020년 11월 데뷔한 엔하이픈은 직전 두 앨범으로 2연속 밀리언셀러가 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리더 정원이 수험생에게 경솔한 발언을 한 뒤 사과하는 일이 있었고 멤버 제이크는 이태원 헌팅 의혹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 제이의 한국사 폄하 논란까지. 본인들 스스로 평판을 깎아내리는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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