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인·단기 고용에 기댄 일자리 창출, 길어지면 ‘한국병’ 된다

2023. 1.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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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증가 폭이 7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 62만6000명에서 12월 50만9000명으로 내려앉았다.

연간 기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작년에 81만6000명으로 22년 만의 최고였지만 일자리 엔진은 빠르게 식어가는 중이다.

더욱이 주 36시간 미만 단기 취업자 수가 작년에 20% 늘어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5% 감소하면서 일자리의 질이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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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는 청년 구직자 8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 에서 열린 ‘2022년 세종 청년취업박람회’를 찾은 청년 구직자들이 구인 광고를 내걸은 회사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2022.11.8/뉴스1
취업자 수 증가 폭이 7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 62만6000명에서 12월 50만9000명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청년 취업자 수는 두 달째 감소했다.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은 ‘젊은 직원 구할 길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청년 고용은 줄고 있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 대부분이 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단기, 임시직이란 게 주요 원인이다.

작년 초 100만 명을 웃돌던 취업자 증가 폭은 6월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연간 기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작년에 81만6000명으로 22년 만의 최고였지만 일자리 엔진은 빠르게 식어가는 중이다. 11월에 감소로 돌아선 청년 취업자는 지난달 2만5000명이나 줄었다. 올해 늘어날 취업자 수는 작년의 8분의 1인 10만 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더욱이 주 36시간 미만 단기 취업자 수가 작년에 20% 늘어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5% 감소하면서 일자리의 질이 나빠졌다. 안정적 정규직 취업자는 줄고, 그 대신 편의점·식당 알바, 택배, 배달 등 파트타임 취업자가 일자리 증가를 주도했다는 뜻이다. 새 일자리의 55%가 60세 이상에게 돌아간 것도 생계 문제가 걸린 고연령층 실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한 일자리를 먼저 채웠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풍년은 기대하기 어렵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 일부 대기업만 고용을 늘릴 뿐 대다수 기업은 ‘시계 제로’ 경영환경에 채용을 주저하고 있다. 공기업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후유증으로 고용 확대의 발이 묶였다. 작년 초 고연봉을 약속하며 개발자, 프로그래머 확보 경쟁을 벌이던 정보기술(IT) 분야 벤처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자 채용을 멈춘 상태다.

일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상용 근로자 5인 이상 국내 기업에 당장 충원이 필요한 인력만 1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고용노동부는 추산하고 있다. 기업은 인력난, 청년은 취업난을 호소하는 극심한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한국병(病)’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처우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 비대면 의료 등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서비스 분야 혁신 등에 정부가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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