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전 전사자 명예 훼손한 韓·美 추모비 명단 표기 오류

2023. 1. 1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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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의 6·25전쟁(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추모의 벽에 새겨진 미군 전사자들 명단에 약 500명이 빠졌고, 참전하지도 않은 245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그제 역사학자 테드 및 할 바커 형제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테드 바커씨는 "워싱턴 추모의 벽보다 한국의 참전기념비 오류가 더 심각하다"며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는 미군 전사자 이름 가운데 1만9324명이 성이나 이름, 중간이름이 잘못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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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전쟁기념관이 문제 더 심각”
피 함께 흘린 동맹정신 훼손 안 돼
전수 조사해 서둘러 바로 잡아야
미국 워싱턴의 6·25전쟁(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추모의 벽에 새겨진 미군 전사자들 명단에 약 500명이 빠졌고, 참전하지도 않은 245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그제 역사학자 테드 및 할 바커 형제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야간 임무 도중 추락해 사망한 폭격기 조종사 월더 매코드의 이름이 명단에 없고 다른 조종사를 구하려다 격추돼 사망한 존 코엘시는 철자가 틀렸다며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미 국방부와 한국 국가보훈처가 “한 치의 오류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한·미동맹의 상징물이 방치되다시피 했다니 할 말을 잃게 된다.
2022년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서 한국전 전사자 유가족이 종이와 연필로 전사자의 이름 탁본을 뜨고 있다. AP뉴시스
추모의 벽에는 화강암 판 100개에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카투사 전사자 7174명 등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6·25전쟁에 참전해 오른쪽 다리를 잃은 윌리엄 웨버 미국 예비역 육군 대령이 주도해 건립이 이뤄졌다. 1980년 전역한 그가 미 의회 등을 찾아다니며 의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2006년 미 의회는 건립법안을, 한국 의회가 건립지원 촉구결의안을 통과시켰고 2021년 5월 마침내 추모의 벽이 완공됐다. 한국 정부와 기업, 한국민의 기부는 총 공사비 301억원 중 294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큰 기여를 했다.

추모의 벽도 문제지만 미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풀러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도 오류투성이라고 한다. 테드 바커씨는 “워싱턴 추모의 벽보다 한국의 참전기념비 오류가 더 심각하다”며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는 미군 전사자 이름 가운데 1만9324명이 성이나 이름, 중간이름이 잘못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추모의 벽에 새겨진 미군 전사자 중 절반 이상이 이등병과 일등병이다. 용산 전쟁기념관에 이름이 오른 외국 병사들도 대다수가 꽃다운 나이였다. 외국 젊은이들이 낯선 나라에 와서 피를 뿌리고 목숨을 바친 것이다. 그 숭고한 희생으로 폐허가 됐던 세계 최빈국은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강국, 군사강국으로 성장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는 그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외국인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선 안 된다.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미 간 확실한 소통을 통해 동맹의 정신이 담긴 상징물의 오류부터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일을 6·25 참전용사에 대한 고마움 표시와 예우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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